헌터 바이든의 밈코인 랩톱(LAPTOP)이 출시 직후 약 200달러까지 올랐다가 첫 1시간 안에 97.8% 하락했다. 가격은 이후 5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거래자의 약 80%가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랩톱은 9일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 베이스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출시가에서 빠르게 오른 가격이 약 200달러에 이른 뒤 한 시간 안에 5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급격한 매도세가 나타났다.
급등한 시가총액이 실제로 같은 규모의 자금 유입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랩톱의 암시적 가치는 수십억달러로 표시됐지만, 매도 물량을 받아낼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유동성은 거래 주문을 가격 변동을 크게 일으키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자금 규모를 뜻한다. 유동성이 얇은 시장에서는 비교적 큰 주문이 가격을 양방향으로 크게 움직일 수 있어 시가총액만으로 실제 거래 여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공급 집중도 가격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니콜라스 베이먼(Nicolas Vaiman) 버블맵스 최고경영자는 랩톱의 토큰 공급이 '극도로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대량 보유자가 매도에 나서면 신규 토큰의 가격이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랩톱의 출시 초기 급락과 거래 봇 문제도 앞서 전해졌다.
추가 집계에서 버블맵스는 랩톱을 거래한 사람 가운데 약 80%가 손실을 봤고, 영향을 받은 지갑은 1만5000개를 넘었다고 밝혔다. 일부 초기 거래자는 가격 변동으로 수익을 냈지만 고점 부근에서 매수한 거래자는 큰 손실을 입었다.
출시 초반에는 자동매매 프로그램도 가격 움직임을 키웠다. 랩톱이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거래되면서 거래 봇이 일반 투자자보다 빠르게 주문을 낼 수 있었고, 초기 매수세가 몰린 뒤 매도가 이어졌다.
랩톱 프로젝트팀은 출시 직후 거래 풀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고 '스나이퍼 봇'과 낮은 유동성이 가격 급등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팀은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위해 랩톱 400만개를 에어로드롬 풀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며, 해당 물량은 전체 발행량의 0.4%다.
버블맵스가 랩톱 거래자의 약 80%가 손실을 봤다고 분석한 내용도 앞서 전해졌다. 다만 지갑 수와 손실 비율은 거래 주소를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로, 개별 투자자의 실제 손실액을 뜻하지는 않는다.
헌터 바이든은 랩톱을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상징적 대응으로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겨냥해 사용된 상징이 '회복력과 구원, 회복의 상징'이 됐다고 밝혔다.
헌터 바이든은 랩톱의 가치 상승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나나 다른 누구도 이 토큰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랩톱은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 트럼프(TRUMP)로 손실을 본 사람들에게 랩톱 일부를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랩톱을 일반적인 밈코인과 구분되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제시하려는 설명과 맞닿아 있다.
스티브 소스닉(Steve Sosnick)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는 랩톱에 대해 “밈코인의 전적은 기껏해야 불안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랩톱이 기존 흐름을 바꿀 후원자나 시점을 확보했는지도 분명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례는 유명 인물의 인지도와 초기 거래 속도가 밈코인의 가격을 짧은 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지만, 낮은 유동성과 공급 집중이 겹치면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출시 직후 표시되는 가격과 시가총액만으로 실제 유동성이나 거래자의 손익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