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에스디코인(USDC)의 누적 온체인 거래량이 100조달러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해당 수치를 실제 결제액이나 신규 자금 유입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탈중앙화금융(DeFi)에서 같은 자금이 반복 이동하는 거래가 포함될 수 있어서다.
크립토 브리핑은 9월 14일 유에스디코인의 누적 온체인 거래량이 100조달러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서클($CRCL)은 8월 5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분기 온체인 거래량 14조8000억달러(약 1경9876조원)를 제시했을 뿐 누적 100조달러 수치는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서클이 발표한 2분기 유에스디코인 온체인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151% 증가했다. 2분기 말 유통량은 733억달러(약 98조4720억원)로 1년 전보다 19% 늘었다.
서클은 2분기 총매출과 준비금 수익을 합한 금액이 7억100만달러(약 941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클 공식 발표에서 제시한 준비금 수익은 6억6800만달러(약 8971억원)였다.
거래량과 실제 사용 규모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코인메트릭스는 8월 분석에서 2026년 유에스디코인 조정 전송량을 32조달러(약 4경2976조원)로 집계했고, 유통 중인 유에스디코인 1달러가 연환산 741회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준에서 테더(USDT)의 이동 횟수는 74회였다. 유에스디코인의 높은 이동 빈도는 결제 수요만으로 설명하기보다 거래 과정에서 자금이 반복적으로 이동하는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코인메트릭스는 유에스디코인 거래량의 상당 부분이 이더리움(ETH)과 Base에서 발생한 유동성 공급, 플래시론, 탈중앙화거래소(DEX) 재조정 활동과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플래시론은 한 거래 안에서 대출과 상환이 동시에 이뤄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는 같은 자금이 여러 차례 이동한 것처럼 블록체인에 기록될 수 있다. 따라서 온체인 거래량이 커져도 최종 소비자 결제나 실물경제에서 새로 발생한 거래액이 같은 비율로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코인메트릭스와 Talos 분석에서는 Base 유에스디코인 거래량의 69%가 DEX 유동성 공급, 23%가 플래시론으로 분류됐다. 이더리움에서는 플래시론 비중이 65%로 집계됐다.
분석에서 나머지 거래는 결제, 브리지, 재무 이동 등이 포함될 수 있지만 각각의 비중까지 구분되지는 않았다. 100조달러라는 누적 수치는 유에스디코인이 DeFi 시장에서 유동성 인프라로 활용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실제 결제 흐름을 볼 때는 충전액과 소비액도 구분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카드 충전액과 실제 결제액이 서로 다른 지표라는 본지의 분석처럼, 온체인 총량 역시 최종 결제액과 동일한 개념으로 볼 수 없다.
거래량 확대가 서클의 매출 다변화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코인메트릭스는 서클 수익의 약 95%가 준비금 수익에서 발생하며, 거래 자체에서 발생한 수익은 약 530만달러(약 71억원)라고 정리했다.
이 같은 사업 구조에서는 유에스디코인 유통량과 준비금 규모, 금리 수준이 수익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거래량이 늘더라도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 줄면 전체 수익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
조정 전송량은 반복·기계적 거래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거래 유형을 분류한 지표다. 다만 결제와 브리지, 재무 이동을 모두 완벽하게 분리하는 수치는 아니어서 실제 경제활동을 측정하는 단일 지표로 사용할 수는 없다.
결국 유에스디코인 거래량을 평가할 때는 누적 총량뿐 아니라 거래의 성격과 집계 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100조달러라는 수치는 유에스디코인의 높은 사용 빈도와 DeFi 내 유동성 역할을 보여주지만, 실제 결제 규모를 그대로 나타내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