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텔(MAT)과 해즈브로(HAS)가 자사 제품에 부과될 수 있는 무역관세를 피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들 기업은 관세가 부메랑으로 작용하더라도 오히려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의 약 80%가 중국산으로,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145%의 수입세가 부과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텔과 해즈브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꾸준히 실행에 옮기며 부담을 분산시키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이 같은 구조 조정은 두 기업을 향후 유통망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다. 특히 관세로 인해 중소 장난감 업체들이 가격 경쟁에서 밀리거나 사업 지속 자체가 어려워질 경우, 대형 브랜드인 마텔과 해즈브로가 유통매장의 진열 공간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마텔은 현재 전체 수입의 약 20%만이 중국에서 비롯되며, 2027년까지 이를 1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회사 측은 관세로 인한 2025년 비용 증가분이 2억 7,000만 달러(약 3,88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조거점 다변화와 일부 제품 가격 인상 등을 통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논 크레이즈 마텔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없는 세계를 지지한다”며 “다변화된 공급망이 마텔의 *경쟁우위*”라고 강조했다.
또한 마텔은 전체 제품 중 절반 이상을 20달러 이하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40~50%의 제품을 이 가격대에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 물가에 민감한 유통업체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제공할 수 있다.
해즈브로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사 제품의 약 절반이 중국산이지만, 2026년까지 이를 40%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지나 고에터 해즈브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요 유통업체들과 운용 공간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일정 부분 진열대의 ‘공백’을 노릴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즈브로는 2025년 관세 비용이 최대 3억 달러(약 4,320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공급망 다변화, 제품 구성 조정,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실질 부담을 1억 8,000만 달러(약 2,592억 원)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소비자 가격 인상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장난감 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장난감협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수입세가 도입되면 장난감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홀리데이 시즌 이전에 관세 철폐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마텔은 최근 2025년 실적 전망을 보류한다고 밝혔으며, 해즈브로는 기존에 제시한 매출 소폭 증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양사는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