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무역을 외교적 전술의 수단으로 삼는 최근 분위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BRK.A, BRK.B) 연례 주주총회에서 “무역은 전쟁의 도구로 전락해선 안 되며, 미국은 이미 충분히 ‘승리한’ 나라”라고 단언했다. 이어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하고, 세계는 세계가 잘하는 것을 하도록 하는 것이 세계 무역의 본질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75억 명의 세계인이 미국을 반기지 않는 상태에서, 3억 명의 미국인이 잘했다고 자축한다면 이는 어리석고 잘못된 접근”이라며, 다자간 협조 대신 대결 구도를 조장하는 무역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급변하는 관세 정책과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 증대를 지목하며, 미국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25년 1분기 기준으로 3년 만에 처음 역성장을 기록했다. 버핏은 이러한 경기 위축을 단순한 경기순환 문제가 아닌, 무역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촉발한 구조적 리스크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실적보고서에서 “무역과 관련된 정책 변동이 가속화되면서 전례 없는 불확실성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워런 버핏의 발언은 단순한 통찰을 넘어, 경제적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무리한 외교 전략이 자칫 글로벌 신뢰를 훼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세계 최고 투자자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