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스클럽(Sam’s Club)의 피자 배달 서비스가 기대 이상의 매출 상승 효과를 거두고 있다. 월마트(WMT)가 운영하는 이 창고형 유통업체는 지난 5월 자사 브랜드인 ‘멤버스 마크(Member’s Mark)’의 16인치 핫 피자를 미국 전역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배달 서비스는 사전 예약은 물론, 3시간 내 ‘익스프레스’ 옵션까지 제공된다.
피자의 단가만 보면 한 판에 9달러(약 1만 3,000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실제 배달 주문 건당 장바구니 금액은 평균 100달러(약 14만 4,000원)를 넘는다.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 존 데이비드 레이니(John David Rainey)는 11일(현지시간) 컨퍼런스에서 “피자가 단독으로 팔리는 것이 아니라 가전, 생활용품, 식료품 등 다양한 제품과 함께 복합적으로 주문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방식은 자사 e커머스의 경제성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범용 식품으로서의 피자의 특성을 잘 활용한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피자 시장에는 도미노피자 등 전통 브랜드 외에도 케이시스(CASEY)처럼 자체 BBQ 브리스킷 메뉴로 승부수를 던지는 유통업체들, 그리고 코스트코(COST)의 테이크 앤 베이크 피자처럼 차별화된 즉석상품을 내세우는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이처럼 치열한 상황에서 샘스클럽은 택배 채널을 활용해 점포 방문 없이도 충동구매 성격의 소비를 이끌어내는 전략으로 파고들었다.
매장 내 판매뿐 아니라 온라인 채널에서의 파급력도 눈에 띈다. 샘스클럽은 월마트 전체 미국 매출의 약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바탕에서 피자 외에도 로티세리 치킨 등 전략적 상품군을 중심으로 비식품군 판매를 확대해왔다. 레이니 CFO는 “회원들이 단순히 피자만 구매하지 않고 기회비용을 아껴가며 다양한 품목을 함께 사들이는 패턴이 정착되고 있다”며 “이는 온라인 물류 구조의 수익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렴한 가격, 넓은 품목 구성, 즉시 배송이라는 삼박자를 모두 갖춘 샘스클럽 피자 배달 서비스는 단순한 식품 배송을 넘어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형성하는 시나리오로 주목받고 있다. 소매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디지털 경험과 오프라인 강점을 결합한 이 모델이 월마트 내 다른 사업 부문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