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가 예고했던 가격 인상이 일부 상품군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데이터 전문 기업 컨슈머 엣지가 집계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료, 치약, 바디워시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타 소매업체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마트(WMT)는 지난 5월 자사 실적 발표에서 관세 부담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더그 맥밀런 CEO는 소매 유통 산업 특성상 마진이 제한적인 만큼 "관세 충격을 모두 흡수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소비자 가격에 일부 전가가 불가피함을 시사한 것이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매업체가 관세를 감수하라"는 메시지와 대조되며 주목을 받았다.
컨슈머 엣지에 따르면, ‘해방의 날’로 불린 대중국 관세 발표 이후 6월 1일까지 월마트와 타깃(TGT) 양사에서 특정 소비재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습식 강아지 사료는 이 기간 동안 8%가량 올랐고, 고양이 사료와 기타 반려동물 제품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치약과 바디워시, 액상 세탁세제, 크래커 등의 생활 필수품도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가격 변화는 제품 원료와 포장재 가격 상승뿐 아니라, 유통업체들이 관세를 기회 삼아 *선제적 가격 조정*에 나선 정황과도 연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클 건서 컨슈머 엣지 인사이트 총괄은 “초기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으나, 5월 마지막 주 시작되며 명확한 상승 흐름이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월마트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고, 타깃도 마감 시간까지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다. 다만 타깃은 지난 분기 실적 브리핑에서 관세가 매출에 부담을 줬다고 밝힌 바 있으며, 베스트바이(BBY) 역시 관세 영향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월마트처럼 시장 가격을 주도하는 대형 유통업체가 가격을 조정할 경우, 이는 전반적인 유통 시장에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소비자 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환경 속에서, 이번 관세 변수가 *유통 전반*의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