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7월 수출이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수요 회복과 기업들의 선제 출하 전략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에 따르면, 2025년 7월 중국의 수출액은 달러 기준으로 3,217억8,000만 달러에 이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다. 이는 주요 외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로이터 5.4%, 블룸버그 5.6%)와 6월 수출 증가율(5.8%)을 모두 상회한 수치다. 같은 달 수입도 4.1% 늘어난 2,235억4,000만 달러로 나타나, 전반적인 무역 흐름이 회복세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된다.
7월 전체 무역 규모는 5,453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으며, 무역 흑자는 982억4,000만 달러에 달했다. 수치상으로는 수출입 모두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러한 지표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앞당기기 출하 효과’(미래 수출을 미리 앞당겨 실행하는 전략)가 현재 수치를 부풀렸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누적 실적을 보면, 중국 전체 수출은 6.1% 증가한 반면 수입은 2.7% 감소했다. 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원자재 가격 안정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위안화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수출이 8.0%, 수입이 4.8% 증가했는데, 이는 환율 차이에 따른 명목 수치 차이로 해석할 수 있다.
국가별 교역 흐름을 살펴보면, 대미 무역은 양쪽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대미 수출은 12.6% 줄었고, 수입도 10.3% 줄어 전체 무역 규모가 12.0% 감소했다. 중국과 미국이 전기차·배터리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무역 긴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수치는 양국 간 디커플링(경제적 분리)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유럽연합(EU)과는 수출이 7.0% 증가했고, 전체 무역 규모도 2.8% 가량 늘었다.
한편, 한국과는 상호 무역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중국의 대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1.1% 줄었고, 수입은 0.3% 증가해 무역 총규모는 소폭인 0.4%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일본과는 수출입 모두 늘며 무역 규모가 3.5%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집적회로(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주력 제조업 분야가 수출 호조를 이끈 반면, 최근 중국이 무기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희토류의 경우 7월 한 달 기준 수출량이 전달보다 22.6% 급감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전략적 공급 조절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수출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미국과의 무역 긴장, 물류 지표인 항만 컨테이너 처리량 감소 등 변수도 적지 않다. 특히 ‘수요 조기 반영’ 효과가 사라질 경우, 향후 몇 달 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과 주요국과의 통상환경 변화가 향후 무역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