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7분기 연속 적자…구조조정·첨단소재로 돌파구 찾는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올해 2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며 7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산업 전반의 수요 감소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축소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으로 2천44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진 수치로, 매출도 4조1천9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줄어들었다. 회사 측은 지속되는 업황 악화를 주요 원인으로 들며 "추가적인 실적 개선 모멘텀을 당분간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주력인 기초화학 부문은 매출 2조6천874억 원, 영업손실 2천161억 원을 기록했다. 대산공장의 정기 보수 작업과 함께 모노머(석유화학 기초 원료)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첨단소재 부문은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을 보였지만 매출 1조455억 원, 영업이익 56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축소됐다. 이는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전방산업 수요 위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계열사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롯데정밀화학은 매출액 4천247억 원, 영업이익 87억 원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했지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매출 2천49억 원에 영업손실 311억 원으로 적자에 머물렀다. 이는 고정비 부담과 주요 소재의 수익성 저하な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해 롯데케미칼은 설비 통합 운영과 비효율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비용 절감과 공급과잉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범용 석유화학 중심 구조에서 탈피해, 첨단소재 및 수소 등 미래 성장 산업에 집중하는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전라남도 율촌산업단지에서 건설 중인 컴파운딩(고기능성 소재 혼합) 공장은 오는 10월부터 일부 양산에 들어간다. 인도네시아에서 진행 중인 대형 화학 프로젝트 또한 같은 시기 상업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하반기 중 수소출하센터 가동 및 고기능성 컴파운드 제품 확대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비핵심 자산의 효율화를 통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구조조정과 성장사업 투자 병행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중국의 공급 과잉, 국제 유가 변동성, 친환경 소재 전환 압력 등으로 복잡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롯데케미칼이 추진 중인 사업 다각화와 원가 개선 전략이 향후 몇 분기 내 시장 변곡점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업계 전반의 향방과 함께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