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의 등락이 국내 유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소폭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025년 8월 첫째 주(3일부터 7일까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69.9원으로 전주보다 2.2원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평균 1,742.3원으로 가장 높았고, 울산은 1,639.4원으로 가장 저렴한 수준을 보였다. 브랜드별로는 SK에너지가 리터당 1,679.2원으로 가장 비쌌고, 정부가 운영하는 알뜰주유소는 1,639.3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역시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538.3원으로 전주 대비 4.1원 올랐다. 이는 7월 말부터 시작된 소폭 상승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국내 석유류 제품 가격이 일정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면서도 국제 시장의 영향을 점진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70.3달러로 전주보다 3.2달러 떨어졌고, 국제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각각 1.8달러, 4.0달러 하락해 배럴당 77.1달러, 88.2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하락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대인도 고율관세 방침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논의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은 보통 2~3주의 시간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같은 시점의 국제 시세 하락이 당장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최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일시적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국내 주유소 가격에도 점진적인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는 "현재 국내 유가는 국제 시세에 비해 완충 작용이 있는 상태며, 급격한 변화보다 완만한 흐름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주간 가격 변동은 국제 제품 가격의 흐름에 따라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 유가는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한, 국내 기름값 역시 중장기적으로 탄력적인 조정 국면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