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가 최근 8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멈추고 소폭 상승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미·러 정상회담이라는 변수에 주목하며 시장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8월 11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0.08달러(약 0.13%) 오른 배럴당 63.96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7월 30일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WTI는 장중 배럴당 63달러 초반까지 밀렸으나, 이후 회복해 종가 기준으로 상승 마감했다.
이번 유가 반등은 오는 15일 예정된 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과 관련한 발언을 통해 자신이 블라디미로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 양보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데 대한 불만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담이 전쟁 휴전 가능성이나 에너지 공급에 대한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정상 간의 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에 따라 국제 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전황이 복잡한 상황에서 러시아산 원유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은 글로벌 원유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스톤엑스의 애널리스트 알렉스 호데스는 "최근 이어졌던 원유에 대한 매도세가 미·러 회담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멈춰섰다"며 현재의 가격 움직임이 방향성을 찾기 위한 탐색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회담 결과에 따라 향배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휴전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경우 유가 안정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협상이 결렬되거나 갈등이 확대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국제 유가는 지정학적 뉴스에 따라 출렁이는 민감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