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중부 지역에서 확인된 희토류 매장량이 기존 추정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해당 국가가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에서 차지할 전략적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중앙아시아 매체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중부 카라간다주에 위치한 쿠이레크티콜 광산에 대한 최근 2년간의 탐사 결과, 희토류 매장량이 기존 예상치인 2천만 톤을 훌쩍 넘어 2천82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배터리, 전기차, 군수 장비 등 다양한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는 금속 원소로, 세계 각국이 안정적인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자원이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이 지역에서 최대 깊이 300미터에 이르는 네 개 지층에서 세륨과 란타넘 등 대표적인 희토류 금속이 집중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같은 탐사 과정에서 금, 구리, 텅스텐 등 다른 전략 금속의 매장 가능성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간다주 부주지사인 알리베크 알데네이는 현재 외국 광산 기업들이 해당 지역에 대해 본격적인 탐사 작업에 나선 상태라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예전부터 잠재적인 희토류 보유국으로 꾸준히 주목받아왔다. 특히 최근 들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체 공급처 확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카자흐스탄의 역할이 더욱 부각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카자흐스탄 정부도 희토류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올자스 베크테노프 총리가 희토류 산업 관련 회의를 주재하며 생산 설비 현대화, 과학기술 연구 확대, 첨단 장비 도입 등을 강조했다.
산업부 통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전체 금속 산업에서 희토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달하며, 정부는 2018년부터 관련 산업에 1억2천400만 달러(약 1천730억 원)를 투입해 왔다. 현재 희토류 자원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탐사 대상지는 전국적으로 약 1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며, 활발한 광물 조사작업이 병행되고 있다. 이처럼 자원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자 카자흐스탄 의회는 희토류 수출을 국익 차원에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관리 방안을 강화 중이다.
이번에 확인된 추가 매장량은 카자흐스탄이 향후 희토류 공급처로서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원 개발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정책적 뒷받침이 이어진다면, 해당 국가가 중국 중심으로 형성된 희토류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