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 국면에 들어섰다. 대법원의 무죄 확정 이후 이 회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대외 행보를 이어가며, 그간 주춤했던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테슬라, 애플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과 잇따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성사시키고,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HBM4의 엔비디아 공급도 순조롭게 준비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말 이 회장의 미국 출장과 시기적으로 겹치며, 그의 경영 행보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재계에서 나온다. 이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추가 회동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향후 글로벌 AI 시장 주도권 확보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경영 공백이 길었던 삼성전자는 이번 하반기 정기 인사를 기점으로 조직 정비와 리더십 보강에 나설 전망이다. 매년 12월 초 인사를 단행하던 관행을 감안하면, 올해도 11월 말 전후로 인사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이뤄지는 첫 인사라는 점에서, 주요 부문장의 재신임 여부와 함께 조직 전반의 변화가 주목된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지도부의 재정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과거 해체된 그룹 컨트롤타워의 복원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은 국내 대기업 총수 가운데 유일한 미등기임원인데, 이미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책임 경영 차원에서 복귀 시기를 조율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한국의 최근 상법 개정과 글로벌 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 등의 변수는, 지배구조 재편과 이사회 구성 논의에 일정한 제약을 안겨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적 면에서는 삼성전자가 눈에 띄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은 86조 원을 돌파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정밀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이 6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직전 분기의 4천억 원 대비 크게 개선된 수치로, 그간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흔들렸던 삼성전자 경쟁력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 같은 흐름은 삼성전자 주가에도 직결되고 있다. 2022년 말 장중 4만9,9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최근 9만9,900원을 돌파하며 사실상 '10만전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표현으로, 10만 원 돌파는 심리적 이정표이자 기업 신뢰 회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향후 투자 여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