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2026년 한국 경제가 반도체 경기 호조와 정부의 확장 재정을 기반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산업 간 격차 심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 해결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7일 열린 ‘2026년도 산업 전망’ 온라인 설명회에서 한신평은 지난해 한국 경제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민간 소비 위축과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1.0%대의 낮은 성장률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올해는 세계 반도체 수요 증가와 내수 회복,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등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1.8% 수준까지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한신평은 다만, 이 같은 회복 국면이 산업별로 불균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반도체·조선·방위 산업 등 일부 업종은 호조가 예상되지만, 석유화학·건설·유통·면세·철강·이차전지 산업은 여전히 비우호적인 환경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들 업종의 신용도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평가돼, 업계 간 양극화가 한층 심화될 수 있다.
국제 경제 환경 역시 한국 경제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한신평은 올해 세계 시장이 인공지능 관련 설비투자 확대 등 긍정 요인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축소와 관세 장벽 확대로 인해 둔화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공급망 분절이 생산 원가 상승과 무역량 감소를 초래할 수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제조업에는 구조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금융시장 전망도 복합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한신평은 미국 정책금리가 올해 말에는 중립 수준인 3.25%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한국은 금리 인하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급등한 시장금리는 일부 완화될 수 있으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신용채권과 국채 간 금리 차이(크레딧 스프레드)는 다소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올해도 산업 전반에 걸쳐 투자자들의 선별적 접근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와 조선, 방위 산업 등 신용 리스크가 낮고 경기 사이클 상 유리한 업종으로 자금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구조조정 압력이 높은 업종은 여전히 신용등급 하락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산업 구조 재편과 금융시장 전략 전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