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한국의 세계국채지수 편입이 본격화된 뒤 외국인 자금이 국고채 시장으로 꾸준히 들어오면서 순매수 규모가 22조7천억원에 이르렀다고 29일 밝혔다. 중동전쟁과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 가능성처럼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는 변수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한국 국채에 대한 해외 투자 수요가 유지됐다는 점이 이번 점검의 핵심이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황순관 국고실장 주재로 ‘세계국채지수 상시 점검 및 투자유치 추진단’ 7차 회의를 열고 편입 개시 이후 자금 유입 상황을 점검했다. 세계국채지수는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이 운용 기준으로 삼는 대표 지수 가운데 하나로, 여기에 편입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 자금이 해당 국가 국채를 일정 비율로 담게 된다. 정부가 이번 흐름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이유도 단순한 단기 매수세보다 한국 국채 시장의 대외 신뢰도와 자금 기반이 얼마나 넓어지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재경부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는 체결 기준으로 3월 30일부터 5월 27일까지 22조7천억원, 실제 돈이 오간 결제 기준으로는 4월 1일부터 5월 27일까지 18조원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순매수는 36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조8천억원보다 늘었다. 특히 일본계 자금이 결제 기준 6조원 유입되는 등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계기로 새 투자자가 들어온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기존 투자자들의 보유 확대뿐 아니라 한국 국채를 새로 편입하는 해외 기관이 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투자자 구성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자금보다 연기금과 중앙은행처럼 장기 보유 성향이 강한 기관의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런 자금은 시장이 흔들릴 때도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국채 금리 안정과 수급 기반 강화에 도움이 된다. 국고채는 정부가 재정 운용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외국인 수요가 안정적으로 붙으면 정부의 자금 조달 여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황순관 국고실장은 최근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진 만큼 6월에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 정세 불안과 주요국 금리 방향 변화가 이어질 경우 채권시장 변동성은 언제든 다시 확대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세계국채지수 편입 효과가 신규 투자자 유입으로 이어지고 장기 자금의 비중도 높게 유지된다면, 외국인의 한국 국채 투자 확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