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보면,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클리프워터는 이날 투자자 서한을 통해 주력 상품인 클리프워터 기업대출펀드의 2분기 환매 요청 규모가 펀드 전체 지분의 17%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자산 규모가 310억달러, 우리 돈 약 47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모대출 펀드다. 이미 1분기에도 환매 요청이 14%였는데, 분기 하나가 지난 뒤 오히려 회수 요구가 더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환매를 원하는 자금과 실제로 내줄 수 있는 자금 사이에 간격이 크다는 점이다. 이 펀드는 분기별 환매 한도를 기본 5%로 두고 있고, 관련 규정에 따라 최대 7%까지 높일 수 있다. 클리프워터는 1분기에는 환매 규모를 7%로 정했지만, 2분기 요청분에 대해서는 5%만 받아들였다. 사모대출은 공개시장에서 즉시 사고팔 수 있는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기업에 직접 빌려준 자금을 장기간 묶어두는 구조가 많아 유동성, 다시 말해 현금화 속도가 느리다. 이 때문에 시장이 불안해질수록 환매 제한이 투자자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클리프워터는 그동안 전통적인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고액 자산가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며 운용자산을 빠르게 불려온 곳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개인 성격이 강한 자금 비중이 높아질수록 시장 충격이 왔을 때 환매 요구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도 커진다. 기관투자자는 통상 투자 기간이 길고 자금 운용 계획도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개인 투자자는 손실 우려가 커질 경우 더 빠르게 자금 회수에 나서는 경향이 있어서다. 최근 상황은 이런 고객 구조가 사모대출 펀드의 약점으로 드러나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배경에는 사모대출 시장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월가에서는 사모대출 업계가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대출을 많이 늘려온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산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모델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당 업종 기업들이 빌린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실제 부실이 아직 전면화되지 않았더라도, 시장은 위험이 현실화되기 전에 먼저 자금을 빼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쉽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사모대출 업계 전반의 유동성 관리와 투자자 신뢰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환매 요청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운용사들은 대출자산 매각, 환매 제한 강화, 신규 자금 유치 같은 대응책을 동시에 검토해야 할 수 있다. 결국 시장의 핵심은 사모대출 자산에서 실제 부실이 얼마나 나타나는지, 그리고 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의 현금 회수 요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