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이후 금·은 가격 조정, 안전자산 선호 완화
10일 새벽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223.60달러선에서 거래되며 전쟁 직후 기록한 5,000달러대 고점 대비 뚜렷한 조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은 가격은 온스당 65.07달러 수준을 형성해,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조정을 거친 뒤 비교적 높은 레벨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중동 전쟁 직후 형성됐던 이른바 ‘전쟁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금·은 모두 단기 급등 국면에서 벗어나 변동성을 줄여가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금과 은은 모두 안전자산 성격을 갖지만, 최근 흐름에서는 차별화 양상이 나타난다. 금은 각국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이자 통화·정치 불확실성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인식되는 만큼 전쟁·제재 이슈가 직접적인 가격 자극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반면 은은 귀금속이면서 동시에 태양광, 전자부품 등 산업용 수요 비중이 큰 만큼, 인도 등 신흥국의 경기·소득·소비 여건과 축제·결혼 시즌 수요 확대가 함께 거론되며 수급 구조가 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설명되고 있다.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와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는 이날 세부 시가·종가 데이터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근 몇 달간 현물 가격 급등·조정 흐름을 대부분 뒤따르는 패턴을 보여 왔다. 실물 금·은 시장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ETF 가격이 이에 연동되면서 투자자의 위험 선호·회피 심리가 가격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특히 레버리지·마진 거래를 동반한 ETF·파생상품 시장 조정이 현물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도 자주 언급된다.
정책·정치 변수 측면에서는 연준의 금리 경로와 각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 전략, 그리고 중동 전쟁이 최근 가격 형성의 주요 배경으로 지적된다. 2025년 이후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환과 추가 인하 기대가 형성된 가운데, 실질금리 하락 가능성이 금과 은의 가치저장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격화는 발발 직후 금 가격을 5,380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등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했으나, 이후 전쟁 리스크가 일정 부분 가격에 반영된 뒤 통화정책·수급 요인과 함께 재조정되면서 현재와 같은 레벨로 내려온 것으로 평가된다.
현물 가격과 ETF 흐름의 관계도 눈에 띈다. 국제 금·은 현물 가격은 중앙은행 매입, 공업·보석 수요, 지정학 리스크 등 실물·정책 요인에 직접 영향을 받는 반면, GLD·SLV 등 ETF는 이러한 흐름을 기초로 하면서도 주식·채권과 함께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매매되는 금융상품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실물 가격이 완만하게 조정되는 국면에서도,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마진콜 발생 등 금융시장 내 기술적 요인으로 ETF 가격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금·은 가격 흐름은 전쟁 직후의 극단적인 안전자산 쏠림에서 한발 물러나, 통화정책과 실질금리, 달러 가치, 신흥국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국면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금 가격은 최고가 대비 조정되면서도 각국 중앙은행의 보유 확대 논의, 달러 자산 의존도 축소 움직임 등이 배경 요인으로 거론된다. 은 가격은 전쟁·통화정책 변수에 더해 인도·아시아 지역의 산업·보석 수요 확대 기대가 함께 작용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방어적 성격과 관망 심리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중동 전쟁, 러시아 제재, 미·중 갈등 등 지정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 등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저금리·마이너스 실질금리 환경이 귀금속 보유 매력과 연결된다는 설명이 계속 나온다. 동시에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금·은 가격의 추세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는 전쟁 자체보다 통화량·유동성, 각국 금리 정책과 달러 가치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금과 은은 전통적으로 금리, 환율, 통화정책, 전쟁·제재 등 정치·지정학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분류된다. 단기적으로는 전쟁 발발, 제재 강화, 중앙은행 발언 등 단일 이벤트에 따라 가격이 빠르게 출렁일 수 있어, 시장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감안한 변동성 인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