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이 가시화되면서 중동발 공급 불안 우려가 빠르게 누그러졌고, 그 영향으로 16일 국제 유가는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날 아이시이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8.96달러에 거래를 마쳐 전 거래일보다 5.1%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배럴당 76.05달러로 5.8% 급락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물로 여겨지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3월 2일 이후 처음이다.
최근 유가 하락은 전쟁이나 분쟁으로 산유국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국제 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 11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내렸다. 시장은 중동 정세가 진정될 경우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낮아지고, 그만큼 그동안 가격에 붙었던 이른바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도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날은 미국이 이란과 종전 합의에 서명한 직후 이란산 석유 판매에 대한 제재 면제를 즉시 시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19일 예정된 종전 양해각서 서명 뒤 이란이 석유와 석유정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기존 제재를 한시적으로 면제할 계획이다. 제재가 완화되면 국제 시장에 이란산 원유가 다시 더 많이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기 때문에, 유가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다만 유가는 전면 충돌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월 27일과 비교하면 아직 높은 수준이다. 당시 브렌트유는 배럴당 72.48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는 67.02달러였는데, 현재 가격은 각각 약 9%, 13% 높은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며칠 안에 이란과의 합의문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실제 제재 면제 범위와 이란산 원유의 시장 복귀 속도에 따라 유가 하락세가 더 이어질지, 아니면 일정 수준에서 다시 균형을 찾을지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