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에서 30억원 이상 자산을 맡긴 고액 자산가 고객 수가 1년 사이 3배 넘게 늘었다. 최근 국내외 증시 강세로 자산 가치가 빠르게 불어난 데다, 예금 중심 자금이 투자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까지 겹치면서 증권사의 자산관리 시장이 한층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이 2026년 6월 23일 밝힌 내용을 보면, 3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고객은 지난달 말 기준 9천5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5월 3천명대와 비교해 200% 넘게 늘어난 수치다. 한 달 전과 비교한 증가율도 26%에 달했다. 100억원 이상 자산가도 1천400여명으로 늘어, 1년 전 600명대보다 두 배를 웃돌았다. 자산가 고객층이 단기간에 이렇게 빠르게 불어난 것은 최근 시장 환경이 고액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배경에는 인공지능 붐과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가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주식 비중이 큰 투자자들의 평가 자산이 크게 증가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은행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 현상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또는 예금 중심 자산 운용만으로는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 산업과 해외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려는 수요가 증권사로 몰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은 단순한 시장 상승 효과를 넘어 글로벌 투자 기회와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찾는 고액 자산가들이 자사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초고액 자산가들이 많이 보유한 종목은 최근 시장의 주도주와 겹친다. 국내 주식은 현대차, 에스케이하이닉스,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산일전기 등이 상위권이었고, 해외 주식은 브로드컴, 엔비디아, 마이크론, 테슬라 등이 많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공통점은 인공지능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기차와 모빌리티처럼 중장기 성장성이 부각된 분야라는 점이다. 주요 보유 종목의 성과를 보면 2024년 12월부터 2026년 5월까지 기간 수익률 기준으로 에스케이하이닉스가 1,241.6%로 가장 높았고, 마이크론은 1,058%, 삼성전자는 495.9%, 산일전기는 260.1%를 기록했다. 고액 자산가들이 단기 유행보다는 구조적인 산업 변화에 올라타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디지털 플랫폼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장 산업을 선별한 투자 판단이 높은 수익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박현주 글로벌전략가가 강조해 온 미래 성장 산업 중심의 글로벌 투자 철학이 자산관리 전반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자산관리 시장에서는 단순히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어떤 산업과 지역에 장기적으로 자금을 배분하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인공지능과 반도체, 글로벌 기술주 중심의 투자 선호가 이어지는 한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평가 자산이 빠르게 줄 수 있는 만큼, 고액 자산가 유치 경쟁도 수익률뿐 아니라 위험 관리 능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