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7월 10일부터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대폭 낮추면서, 주택 매수에 필요한 은행권 자금 조달 여건이 한층 보수적으로 바뀌게 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수도권과 규제 지역에서 취급하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인다. 이번 조치는 수도권과 규제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규제 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최대 3억원까지만 가능하다. 사실상 지역과 관계없이 일반적인 주택 매입 대출 문턱을 낮춘 셈이다.
다만 모든 주택 관련 대출이 일괄적으로 묶이는 것은 아니다. 이주비와 중도금, 잔금처럼 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이뤄지는 집단대출은 이번 제한 대상에서 빠졌다. 정책금융 성격이 강한 기금 대출과 보금자리론, 전세 사기 피해자의 구입·경락 자금 대출도 제외된다. 여기에 대출금이 늘어나지 않는 KB국민은행 내부 대환 대출과 재대출, 상속에 따른 채무 인수 역시 예외로 인정된다. 실수요 성격이 짙거나 이미 형성된 채무를 단순 조정하는 경우까지 막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고가 주택에 대한 기준은 기존 틀을 유지한다. 수도권과 규제 지역에서 매매 가격이 25억원을 넘는 주택을 살 때 받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종전과 같이 최대 2억원까지만 가능하다. 이미 고가 주택 대출에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었는데, 이번 조치로 일반 구간의 한도까지 축소되면서 은행의 전체 주택담보대출 운용이 한층 방어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조치를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대출 자산 구성을 선제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자체 관리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서 대출 증가 속도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분위기다. 특히 금리 수준과 집값 흐름, 규제 지역 중심의 대출 수요가 맞물리면 은행 입장에서는 자산 건전성과 총량 관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시중은행들의 대출 운용에도 영향을 주면서, 당분간 주택 매수자들의 자금 계획을 더 보수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