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휘발유값이 8월 들어 29일까지 갤런당 4달러 선을 웃돌았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전국 가격이 함께 올랐지만, 상승률은 아이오와와 오클라호마처럼 기존 가격이 낮았던 주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29일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국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810달러(약 5624원)였다. 27일 4.0997달러(약 5649원)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4달러를 넘었다.
미국자동차협회는 27일 보도자료에서 8월 들어 전국 평균 가격이 하루도 빠짐없이 4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8월이 역대 가장 비싼 8월로 기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절대 가격이 높은 지역은 서부와 태평양권에 몰려 있다. 29일 기준 캘리포니아 평균은 갤런당 5.6671달러(약 7809원), 하와이는 5.4317달러(약 7485원), 워싱턴은 5.2886달러(약 7288원)였다. 운전자 부담만 놓고 보면 이들 지역이 여전히 미국 내 상위권이다.
상승률은 다른 그림을 보였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Visual Capitalist)는 미국자동차협회 주별 가격 자료를 바탕으로 2월 18일과 8월 20일을 비교해 아이오와가 2.45달러(약 3376원)에서 4.14달러(약 5705원)로 69.1% 올랐다고 집계했다. 오클라호마도 2.29달러(약 3156원)에서 3.87달러(약 5333원)로 68.8% 상승했다.
콜로라도, 미네소타, 와이오밍도 같은 기간 60% 이상 오른 주로 제시됐다. 낮은 기저에서 출발한 중부 지역은 갤런당 가격 자체는 서부보다 낮았지만, 전쟁 이후 체감 상승 폭은 더 컸던 셈이다.
반대로 이미 비쌌던 주는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같은 자료에서 캘리포니아는 4.59달러(약 6325원)에서 5.59달러(약 7701원)로 21.8% 올랐다. 하와이는 23.4%, 워싱턴은 25.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차이는 휘발유 가격 구조의 지역성을 보여준다. 미국 주유소 가격은 원유 가격뿐 아니라 주별 유류세, 정유 규격, 물류비, 지역별 공급망에 따라 달라진다. 평소 가격이 높은 서부 해안 지역은 상승률보다 절대 가격 부담이 더 크게 남았다.
로이터(Reuters)는 7월 20일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0030달러(약 5516원)로 다시 4달러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2월 말 이후 30% 넘게 올랐다는 설명도 함께 전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에너지 흐름 차질, 원유 가격 상승이 놓여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항로로, 통항 불안이 커지면 원유와 정유제품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는 통로다.
유가는 협상 뉴스에도 민감하게 움직였다. 로이터는 8월 19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91.62달러(약 12만6251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5.83달러(약 11만8255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이후 8월 26일에는 이란과 오만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논의로 브렌트유가 85.85달러(약 11만8295원), WTI가 80.15달러(약 11만447원)까지 내려갔다.
연간 가계 부담 추정은 가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 원문은 차량당 연간 450갤런 사용을 전제로 추가 비용을 계산했지만, 미국 연방도로청(FHWA) 2026년판 자료는 2024년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차량의 평균 연료소비를 차량당 577갤런으로 제시했다. 같은 가격 상승폭이라도 연료 사용량 기준이 달라지면 연간 부담액도 달라진다.
이번 가격 상승은 미국 소비자의 주유비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에너지 가격은 물류비와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고, 이후 금리 기대와 위험자산 선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내 정치권도 휘발유 가격을 주요 생활비 지표로 다뤄 왔다. 중동 정세가 원유 공급과 미국 물가 부담을 함께 흔드는 구도는 휘발유 가격 흐름에서도 드러난다.
다만 이번 주별 가격 흐름만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휘발유 가격은 물가와 소비 여력에는 직접 영향을 주지만, 위험자산 가격은 금리, 유동성, 달러 흐름, 지정학 뉴스가 함께 작용해 결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