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적연금(GPIF)이 기본 포트폴리오를 검증 중인 가운데 국내 채권 투자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현행 자산 배분이 기존 전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우에노 겐이치로(Kenichiro Ueno) 일본 후생노동상은 8일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3월 말 시점에서는 필요 없다고 판단했지만, 계속해서 적절하게 검증이 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본 포트폴리오가 상정하고 있는 것에서 큰 괴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GPIF는 약 318조엔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적연금이다. 운용 자산의 4분의 1씩을 국내 채권, 해외 채권, 국내 주식, 해외 주식에 배분하는 구조다.
GPIF의 기본 포트폴리오는 중장기 운용 목표에 맞춰 자산군별 비중을 정한 기준이다. 실제 운용 과정에서는 시장 가격 변동에 따라 비중이 달라질 수 있어 목표 범위에서 벗어나면 리밸런싱이 이뤄진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시장 환경과 경제 여건이 기본 포트폴리오의 전제에서 벗어났는지를 매년 검증한다고 설명한다. 필요성이 인정되면 중기 목표 기간 중에도 자산 배분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관련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 검증 가능성이 주목받은 배경에는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이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3%에 도달하며 약 30년 만에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가 오르면 새로 매입하는 국내 채권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GPIF가 국내 채권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시장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금리 상승만으로 자산 배분 변경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GPIF는 금리뿐 아니라 경제 여건과 시장 환경이 기존 포트폴리오의 전제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GPIF가 지난달 21일 여름 휴가철 관례를 깨고 경영위원회를 연 점도 관심을 끌었다. 당시 회의 안건에는 기본 포트폴리오 검증 관련 논의가 포함됐다.
경영위원회 개최를 포트폴리오 조정의 신호로 해석하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GPIF는 시장 환경이 현재 기본 포트폴리오의 가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전문적 판단에 따라 매년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PIF의 자산 배분 변경은 일본 국채와 주식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블룸버그는 GPIF가 투자 비중을 1%만 바꿔도 3조엔 규모의 자금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운용 규모가 큰 연기금의 자산 배분은 실제 매매뿐 아니라 시장 참가자의 기대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만 국내 채권 비중 확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영향을 구체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안은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이 GPIF의 장기 자산 배분 기준을 바꿀 정도의 환경 변화인지가 핵심이다. 후생노동상은 검증 진행 사실과 함께 현행 배분이 전제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까지 GPIF의 실제 자산 비중 변경이나 구체적인 시행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향후 검증 결과와 경영위원회 논의 내용이 자산 배분 조정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