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에 따른 총 1조4천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매매는 기업가치 변화보다는 지수 비중 조정에 따른 수급 요인으로 설명된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8일 KRX 반도체지수 정기변경에 따라 SK하이닉스에서 약 1조2천억원, 삼성전자에서 약 2천억원의 매도 물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상장 ETF 중 직접적으로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33개로 4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11조7천억원 규모”라고 짚었다. 관련 ETF가 추종 지수의 변경을 반영하면서 종목별 보유 비중을 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는 9월 3~4일 KRX 섹터지수 17종과 코스닥TOP10 등 29개 지수의 정기변경을 발표했다. 이번 변경 대상에는 반도체와 2차전지 관련 지수도 포함됐다.
KRX 섹터지수는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을 막기 위해 종목별 비중 상한을 둔다. 지수 구성 종목의 비중이 상한을 넘으면 이를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한다.
KRX 반도체지수의 종목별 비중 상한은 20%다. 4일 기준 SK하이닉스 비중은 36.7%, 삼성전자 비중은 22.8%로 각각 상한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지수를 직접 추종하는 ETF 운용사들은 변경된 지수에 맞춰 두 종목의 편입 비중을 낮추는 매매에 나설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 약 1조2천억원, 삼성전자 약 2천억원의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추정했다.
ETF 리밸런싱은 추종 지수의 구성 종목이나 비중이 바뀔 때 ETF의 보유 자산을 새 기준에 맞게 조정하는 절차다.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사업 변화와 직접 연결된 매매는 아니다.
관련 매매는 지수 변경 적용일인 11일을 앞두고 10일 종가 부근에 진행될 예정이다. 윤 연구원은 평균 거래대금과 비교해 매매 추정 금액이 큰 종목은 장 마감 직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정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수 내 비중이 상한을 초과한 데서 비롯됐다. 따라서 실제 매도 규모는 ETF별 추종 지수와 운용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KRX 2차전지TOP10지수에서도 비중 조정이 예상됐다. 지수 상한을 넘은 삼성SDI(006400)에서는 약 638억원의 매도 물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미래에셋증권은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로 여러 ETF의 주요 편입 종목으로 활용돼 왔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함께 담는 채권혼합50 ETF 출시가 이어졌던 흐름과 달리, 이번 사안은 상품 출시가 아니라 기존 ETF의 지수 추종 비중을 조정하는 절차다.
지수 정기변경 때는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새 비중을 반영해야 한다. 이 때문에 특정 종목의 비중 축소가 같은 시점에 집중되면 장 마감 무렵 주문이 몰릴 수 있다.
이번 정기변경과 관련한 매매는 10일 종가 부근에 진행되고, 새 지수 적용은 11일 이뤄질 예정이다. 평균 거래대금 대비 매매 추정 금액이 큰 종목은 장 마감 직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