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호르무즈 해협 운송 차질과 중국의 원유 매입 회복, 글로벌 재고 감소가 겹치며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브렌트유 선물은 10일 배럴당 107.63달러(약 14만4762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2.48달러(약 13만7836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아므리타 센(Amrita Sen) 창립자 겸 시장정보 책임자는 “원유 시장이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센은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이 함께 오르는 “상승 나선형(upward spiral)에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OilPrice.com이 해당 발언을 전했다.
센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공격과 홍해 후티 위협으로 아시아 정유사에 대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 취소와 지연이 이어지면 아시아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가 아시아와 세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주요 해상 통로다. 운송이 지연되면 정유사가 원유를 조달하는 일정과 정제시설 가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성이 계속되면서 약 2만 명의 선원과 항만·해상 작업자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IMO는 현지 선원 보호와 해상 운송 상황을 계속 점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운송 차질로 원유 공급 우려가 커진 흐름은 앞선 본지 보도에서도 다뤄졌다. 이번 유가 상승은 당시 거론된 해상 운송 위험이 실제 가격 흐름과 맞물린 사례다.
수요 측에서는 중국의 원유 매입 회복이 거론됐다. 센은 중국의 9월 원유 수입량이 하루 약 1000만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중국의 6월 수입량이 하루 700만 배럴을 밑돌았다는 분석보다 약 300만 배럴 많은 수준이다.
하루 1000만 배럴이라는 9월 수치는 에너지 애스펙츠의 추정치다. 중국 세관의 9월 확정 통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중국의 2026년 2분기 원유 수입량을 하루 810만 배럴로 집계했다. 전 분기보다 32% 줄어든 수치로, EIA는 수입 감소 폭이 정유 처리량 감소 폭보다 커 중국 내 원유 재고가 일부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재고 감소 규모는 집계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센은 최근 2주 동안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총 1억2000만 배럴이 빠졌다고 밝혔지만, 이 수치는 에너지 애스펙츠의 추정치다.
EIA는 2026년 3분기 글로벌 원유 재고가 하루 평균 300만 배럴, 4분기에는 하루 평균 17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총량으로 제시된 센의 수치와 분기별 일평균으로 제시된 EIA 수치는 집계 기준이 다르다.
EIA는 2026년 하반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약 90달러(약 12만1050원)로 전망했다. 중동 수출이 점차 회복되고 생산 차질이 완화되면 브렌트유 가격은 2027년 2분기 평균 77달러(약 10만3565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가 수준은 공급 불안과 공급 회복 전망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에너지 애스펙츠는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EIA는 중동 수출 정상화를 전제로 가격 하락 가능성을 함께 제시했다.
브렌트유 선물과 WTI는 모두 5월 19일 이후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호르무즈 해협 운송 정상화 여부와 중국의 9월 실제 원유 수입 통계가 향후 유가 흐름을 판단하는 주요 확인 자료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