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에서 단기 가격 움직임에 집중하던 관행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 영향력을 가진 투자 인사 베르산 알자라가 “이제는 더 이상 XRP 차트를 보지 않는다”고 선언하며, 가격 그래프 바깥에서 움직이는 ‘진짜 신호’에 대한 논의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발언은 단기 변동성에 휩쓸리기 쉬운 투자 문화에 대한 비판과 함께, 암호화폐 생태계의 근본 가치와 자금 흐름, 그리고 실사용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가격이 급등락하는 흐름이 반복되며, 기존의 기술적 분석 지표만으로 트렌드를 해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때 절대적인 기준처럼 여겨졌던 차트 신호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점점 신뢰를 잃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규제 변수까지 겹치며 투자자들은 단기 지표에만 의존하기보다 시장 구조 자체를 다시 바라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알자라는 최근 장기간 지속된 가격 조정과 시장 혼란 속에서 투자자들이 오르는 차트만 보면 희망을 품고, 내리는 차트만 보면 공포에 휩싸이는 반복된 감정의 굴레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 차트는 노이즈가 너무 많아 방향성을 읽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가치 대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자산을 찾으려는 저평가 코인 추천 흐름이 조용히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실사용 사례가 늘어나거나 개발이 꾸준히 지속되는 코인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단기 시세 변동보다 펀더멘털을 기준으로 삼으려는 경향도 강해졌다. 가격 외부에서 실제로 생태계를 움직이고 있는 데이터, 개발, 기관 참여 흐름이 더 중요하다는 그의 견해는 “차트 맹신을 버릴 때가 됐다”는 공감을 이끌어냈지만, 동시에 단기 매매자들의 반발도 불러왔다. 최근에는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차트 중심 분석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늘며, 시장 참여자들의 관점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한편, XRP를 둘러싼 시장 분위기는 알자라의 주장과 맞물리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모양새다. 최근 산티먼트(시장 인텔리전스 플랫폼)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 심리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군중 역행 지표’에서 XRP의 강세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다시 포착됐다. 이 지표는 대중의 감정이 극단적인 비관으로 치달았을 때 오히려 시장이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는 경험적 패턴을 기반으로 한다. 인간은 객관적 지표보다 주변 행동에 더 쉽게 휘둘리는 경향이 있어 공포가 확산되는 국면에서는 매도 행동이 집단적으로 강화되는 부화뇌동 현상이 나타난다. 앞서 지난 3일 사이 XRP는 해당 지표가 점등된 뒤 약 22% 가까이 급등했던 이전 사례를 갖고 있다. 이번에도 동일한 신호가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심리 지표는 가격보다 늦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처럼 극단적 비관 구간에서 수치가 반전되는 흐름은 시장 바닥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 XRP는 지난 두 달 동안 약 31% 하락하며 강한 조정을 겪었다. 10월 초 3.1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던 가격은 2달러 부근까지 내려앉았다. 가격의 하락폭보다 더 심각한 것은 투자 심리였다. FUD(Fear·Uncertainty·Doubt: 공포·불확실성·의심)가 극대화되면서 시장 전반에서 비관론이 확산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과거 주요 반등 직전의 패턴과 유사하다. XRP는 수년간 반복적으로 ‘심리 침체 → 매물 소진 → 급반등’ 사이클을 경험해왔고, 산티먼트는 “이번 심리 지표 역시 시장이 과도하게 낙관을 잃은 시점에서 감지됐다”며 심리적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가격 조정과 시장의 냉각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여러 데이터는 XRP 관련 주요 자금 흐름이 단기 매도보다는 장기 보유 성향을 띠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일부 기관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자산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장기 보유자 기반의 확대 조짐도 포착된다는 것이다. 단기 가격 그래프는 혼란스럽지만, 그 아래에서는 생태계 확장과 자금 재편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결제·송금 분야에서 XRP의 활용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더해지며, 기술적 가치에 주목하는 이들은 장기적으로 더욱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러한 시장 구조 변화와 맞물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최근 암호화폐 현물 기반 상품에 선물 거래를 허용하며 제도권 내 투자 경로를 확대한 점도 업계에서 중요한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해당 조치는 규제 틀 안에서 암호화폐 접근성을 높여 기관 자금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며, 장기적으로 기술 기반 자산의 가치 재평가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XRP처럼 실제 사용성과 생태계 확장성을 갖춘 자산은 이러한 규제 환경 변화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제도권 참여가 확대되면 시장 변동성은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심리 지표 기반 장기 관점의 분석 흐름과도 일치한다.
물론 심리 지표만으로 시장 방향을 단정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투자 심리는 가격과 함께 매우 빠르게 바뀌며, 외부 변수가 언제든 시장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 뉴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주요 프로젝트의 기술적 업데이트 같은 리스크는 여전히 잔존한다. 거시경제 지표 발표나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변화처럼 예측이 어려운 요소들은 단기 심리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기술적 분석이나 온체인 지표가 주는 신호와 반대되는 흐름을 시장이 만들어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표가 단기적 힌트를 줄 수는 있지만, 이를 유일한 투자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되며 반드시 시장 구조적 요인과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이번 흐름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여러 신호가 동시에 ‘변화의 조짐’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조정이 길어지며 투자자들의 비관은 극대화됐고, 이때 나타난 심리 지표는 과거 반등의 출발점과 닮아 있다. 여기에 가격 중심의 단기 분석이 아닌, 생태계 중심의 중장기 분석으로 투자 시각을 전환하자는 주장까지 더해지며 시장 분위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시장의 초점이 점차 기술력·사용성·제도 변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면서, 향후 XRP가 어떤 흐름을 만들어낼지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한 제도 논의가 확산되며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갖춘 프로젝트들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XRP의 중장기 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거론된다. 이러한 여건은 단기적 반등 가능성과 함께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