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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게 까기’는 그만… 성숙한 벤처 생태계에 필요한 건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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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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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생태계에서 자극적 비판과 냉소가 늘어나며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성숙한 성장에는 진심 어린 피드백과 건설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멋있게 까기’는 그만… 성숙한 벤처 생태계에 필요한 건 진심 / TokenPost Ai

벤처캐피털은 늘 자유로운 창의와 빠른 실행을 강조해온 세계였다. 월스트리트보다 파타고니아 패딩 점퍼가 더 잘 어울리는 투자자, 값비싼 커피보다 피치덱을 소중히 여기는 창업가, 그리고 해마다 불타는 사막으로 향하는 VC들이 이 생태계를 만든 주역이었다. 이들은 성공이 아니라 이야기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는 언제나 감정이 실려 있었다. 트위터(X)가 공식적인 토론장이 되었고, 그 누구보다 빠르고, 자극적으로 말하는 것이 곧 존재감을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자유로운 토론’조차 점점 변하고 있다. 비판은 더 이상 솔직한 피드백이 아니라 '관심 끌기용 콘텐츠'로 치환되고 있다. “벤처는 죽었다”, “핀테크는 끝났다”, “실리콘밸리는 한물갔다”와 같은 사망 선고식의 발언이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표현들은 진지한 분석보다는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인 문구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더구나 이들 중 다수는 자신도 한때 과열된 투자 붐을 주도했던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진정성은 더욱 의문을 자아낸다.

이제는 좀 더 교묘하게 변한 빈정거림도 눈에 띈다. 겉으론 균형 잡힌 평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은근한 자기 과시와 남 탓이 뒤섞인 형태다. 예를 들어 “2020~2021년엔 다들 미쳤다. 그래서 우리는 조심스러웠다” 같은 발언은 평범한 회고인 듯하지만, 실은 “우리는 다르게 행동했다”는 우월감의 표현이다. 이처럼 유머와 냉소로 포장된 의도적 비판은 건설적인 논의로 이어지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LP 회의나 스타트업 이사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겉으론 전문적으로 보이더라도, 지나친 냉소와 신랄한 비평은 결국 진정성과 신뢰를 떨어뜨린다. 오늘날 알고리즘은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를 보상하지만, 실제 업계 종사자들은 그 속내를 모를 리 없다. 벤처업계가 진정으로 성숙해지려면, 이제는 ‘멋있게 까는 법’ 대신 ‘솔직하게 해결하는 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벤처는 무너뜨려야 할 대상이 아니다. 비판이 무조건 나쁘다는 말도 아니다. 단지, 그 비판이 생산적이고, 존중을 기반으로 하고, 궁극적인 해결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심 어린 피드백이 필요한 시기다. 벤처 자본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믿음’이다. 그리고 이 믿음은, 제대로 사용될 때 무한한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시대는 흔들리는 신뢰를 회복할 진지한 자세를 요구한다. ‘고치는’ 노력이 필요하지, ‘부수는’ 냉소는 필요치 않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점은 단순한 위트와 관심이 아니라, 비전을 구축할 수 있는 깊이 있는 대화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부터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 결국 미래를 세우는 자리에 앉고자 한다면, 그 역할에 어울리는 태도부터 보여줘야 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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