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 투자 시장에서 이번 주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에너지와 국방 기술이었다. 각각 수천억 원대 대형 투자를 유치하며 상위 라운드를 주도했다. 이 밖에도 스포츠, 핀테크, 헬스케어 등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수직계열 소프트웨어 솔루션들이 큰 관심을 모았다.
가장 큰 주인공은 빌 게이츠가 공동 창업한 테라파워(TerraPower)였다. 이 회사는 차세대 원자력 기술 개발을 위한 6억 5,000만 달러(약 9,360억 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엔비디아(NVDA)의 벤처 부문 NVentures뿐 아니라 현대중공업과 미국 에너지부도 참여했다. 테라파워는 와이오밍 주에서 첫 상용 원전 프로젝트를 착공 중이며, 2030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프로그래밍 플랫폼인 어플라이드 인튜이션(Applied Intuition)도 이목을 끌었다. 블랙록과 클라이너 퍼킨스가 주도한 시리즈 F 라운드에서 6억 달러(약 8,640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전년도 6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150% 끌어올렸다. 이 회사의 기술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미국 국방부에서도 활용되고 있어, 향후 방위산업 AI 분야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팀웍스(Teamworks)가 2억 3,500만 달러(약 3,384억 원)를 유치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이 회사는 미식축구(NFL), 메이저리그(MLB),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올림픽 협회 등 6,500개 이상의 엘리트 팀들이 사용하는 팀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램프(Ramp)가 시리즈 E 라운드에서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확보하며 눈길을 끌었다. 기업 지출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이 회사는 현재 4만 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는 16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금액을 유치한 헬스케어 기업 커뮤어(Commure)도 주목할 만하다. AI 기반 의료 기록 작성, 고객 관리 도구를 제공하는 이 기업은 이미 130개 병원 시스템이 고객이며,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고객가치펀드가 이번 투자를 주도했다.
이 밖에도 부동산 펀드 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주니퍼 스퀘어(Juniper Square)가 1억 3,000만 달러(약 1,872억 원), 헬스케어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텐너(Tennr)가 1억 100만 달러(약 1,454억 원)를 각각 유치했다. 방산 스타트업인 마하 인더스트리즈(Mach Industries)는 무인 무기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이번에 1억 달러(약 1,440억 원)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아이겐랩스(EigenLabs)가 a16z crypto로부터 7,000만 달러(약 1,008억 원) 규모의 토큰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또 바이오테크 기업 액티오 바이오사이언스(Actio Biosciences)는 희귀 유전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6,600만 달러(약 950억 원)를 확보했다.
미국 외 해외 자금 유치 사례로는 독일의 AI 기반 국방기술 개발 스타트업 헬싱(Helsing)이 6억 9,400만 달러(약 9,993억 원)를 조달하며 전 세계 기준 최대 투자금 유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들은 각자의 산업에서 핵심 기술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넓히고 있으며, 특히 AI와 자동화 기반의 수직 솔루션들이 벤처펀딩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