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 크립토닷컴(Crypto.com)은 최근 리서치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 내 차익거래(arbitrage)의 구조와 기회, 리스크를 상세히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4시간 운영되며 탈중앙화된 특성을 지닌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소 간의 가격 차이를 수익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거래 속도, 유동성, 수수료 등 다양한 장벽 또한 동시에 존재한다.
차익거래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산이 서로 다른 시장에서 다른 가격으로 거래되는 점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전략이다. 이 방식은 흔히 ‘일물일가의 법칙’이라는 원칙에 기초하며,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A 거래소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자산을 매수하고, 동시에 B 거래소에서 더 높은 가격에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시장의 비효율성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며, 전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크립토닷컴 리서치는 특히 가상자산 시장에서 차익거래가 타 금융시장과 달리 독특한 조건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탈중앙화된 거래소 구조,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글로벌 가격, 거래 수수료 및 블록체인 전송 지연 등은 기회를 확장하지만 리스크도 끌어올린다. 게다가 규제 불확실성과 지역 간 법적 차이는 전략 수립 시 주요 고려 요소로 작용한다.
차익거래의 유형도 다양하다. 서로 다른 지리적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하는 공간적 차익거래, 환율의 미세한 차이를 활용하는 삼각 차익거래, 알고리즘 기반의 통계적 패턴을 포착해 전략화하는 통계적 차익거래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자동화된 트레이딩 봇을 사용하는 고빈도 전략도 확산하고 있다.
이런 전략들은 대체로 낮은 위험에 기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단지 구조적으로 무위험이라 하더라도 현실적인 리스크는 존재한다. 이번 크립토닷컴 보고서는 거래 실행 지연, 블록체인 전송 문제, 거래 수수료, 유동성 부족, 시장 이동성 등으로 인해 기대수익이 줄어들거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트레이더는 자체적인 리스크 평가 시스템과 자동화된 실행 도구로 이를 보완하는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
책임 있는 차익거래를 위해선 각 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해 가격 차이를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는 인프라 마련이 선행돼야 하며, 거래 수수료와 시간 지연을 반영한 정밀한 수익 계산도 병행돼야 한다. 트레이딩 봇 및 고급 분석 소프트웨어는 빠른 실행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며, 충분한 자금력 없이는 실현 가능한 수익을 누리기 어렵다.
리서치에 따르면, 성공적인 차익거래의 핵심은 속도, 정확도, 그리고 시장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BTC)이 거래소 A에서는 95,000달러에 거래되고 거래소 B에서는 96,000달러라면, 트레이더는 A에서 매수 후 B에서 매도해 1 BTC당 1,000달러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순한 구조 속에서도 전송 지연이나 거래소 지연, 수수료 구조가 불리할 경우 순이익은 크게 감소할 수 있다.
차익거래는 대부분 국가에서 합법으로 간주되며, 시장 가격을 균형으로 되돌리는 유익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시장 조작, 내부자 거래, 프론트 러닝과 같은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되며,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는 점을 명시했다. 따라서 각국의 법률과 규제를 충분히 숙지한 뒤 전략을 실행해야 법적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전통 금융보다 진입 장벽이 낮고 투명성이 높은 편이지만, 그에 따라 경쟁은 훨씬 치열하며 기회의 지속 시간은 짧다. 보고서는 소액으로 시작해 시장 환경에 대한 이해를 쌓은 뒤 점차 규모를 확장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접근법이라 조언했다.
차익거래는 시장의 가격 왜곡을 해소하고 자산의 균형 가격을 유도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모든 전략에는 데이터 기반 분석과 리스크 관리가 동반돼야 하며, 그 실행 또한 신속성과 기술력에 의해 결정된다. 크립토닷컴은 “성공적인 차익거래는 단순한 타이밍 싸움이 아닌 전략, 도구, 이해, 기술의 총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