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ETF가 전통 금융을 흔드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커뮤니티 지원, 데이터 기반 신뢰, 혁신과 규제의 균형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으며, 한국이 글로벌 시장의 전선으로 부상할 잠재력도 확인됐다.
10일 서울 강남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온체인 심포지엄에서 ‘기관 도입, 토큰화 ETF 및 향후 10년’을 주제로 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토론에는 산드라 로 글로벌블록체인비지니스위원회(GBBC) CEO, 스티브 김 바이낸스 APAC 디렉터, 아담 모건 카이코 글로벌 지수 부문 책임자, 에이드리언 입 레이어3 토큰 리드가 참여했다.
산드라 로 GBBC 대표는 각 기업이 보는 토큰화 ETF 채택 흐름과 각자의 역할에 대해 질문하며 패널 토론을 시작했다.
에이드리언 입 레이어3 토큰 리드는 "토큰화 ETF의 도입과 함께 많은 개인 투자자는 물론 기관들도 이러한 자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KKR이나 해밀턴 같은 대형 금융사들이 이미 이러한 상품을 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대중 확산을 가로막는 장벽이 존재한다며 "단순 튜토리얼이 아닌 '정보 금융(Info-Fi)'을 통해 블록체인·디지털 자산을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투자를 민주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뮤니티가 자산의 효용을 이해하고 단순한 투기적 관점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기관 참여가 가능하다며 "실질적 가치를 가진 자산을 더 나은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의 피드백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단순한 투기가 아니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접근이 필요하며 바로 그 이유로 레이어3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김 바이낸스 APAC 디렉터는 암호화폐 채택 과정을 설명하며 "암호화폐는 전통 금융과 달리 개인 거래에서 시작했다"며 "FOMO(기회 상실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규제 명확성 확보가 본격적인 확산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가 ETF를 가장 먼저 도입했지만 실질적인 전환점은 미국의 비트코인 ETF 승인에 있었다"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이 투자 가능한 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직접 투자 경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ETF는 기관과 개인 모두에게 매력적인 진입 수단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토큰화 ETF 시장의 미래를 아주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2030년이 되면 토큰화된 시장이 전통 시장 거래량을 넘어설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투자자와 새로운 규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 채택 흐름 속에 바이낸스가 규제와 혁신의 균형을 잡으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디렉터는"규제와 혁신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미국 사례를 보면 오히려 명확한 규제가 산업 확장의 동력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낸스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협력해 업계 최초로 검증 가능한 준비금 개념을 최초 도입하며 책임성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GBBC 대표는 규제 명확성이 산업 발전에 주는 긍정적 효과에 동의하면서 "기업은 확실성을 선호하며, 규제가 명확해지면 산업은 명확한 '룰'을 갖게 된다"며 "이는 기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담 모건 카이코 글로벌 지수 부문 책임자가 시장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 제도권화가 진행되면서 트렌드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으며 데이터는 단순한 지표를 넘어 파생상품을 설계하는 기반이 된다"며 "독립적인 시장 운영과 프로세스 신뢰성 확보에도 필수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모건 책임자는 "ETF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벤치마크 레이트와 같은 지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는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기관 참여를 이끌어내는 핵심 도구"라고 밝혔다. 이어 "가격 설정, 리스크 관리, 성과 평가 등 투자자에게 익숙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함으로써 시장 안정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토큰화 ETF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국채나 MMF 같은 토큰화 상품이 분명 경쟁 우위를 갖고 있어 주목받을 것"이라며 "토큰화는 확실히 돌파구가 될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ETF와 토큰화는 모두 래퍼(wrapper) 구조로, 자산군에 대한 노출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년 전 혁신적 기술로 등장한 ETF가 이제 수조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면서 "토큰화 역시 거래와 자산 이동의 속도와 편의성 측면에서 강력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통 ETF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각자의 강점을 살리며 공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런 변화는 천천히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급격히 확산된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가능해지므로 채택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산드라 로 대표는 "겉으로는 갑자기 일어난 변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랜 준비와 노력이 있었다"며 "이제는 본격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큰화 ETF에 있어서 한국의 역할도 논의됐다.
스티브 김 바이낸스 디렉터는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비록 미국 사례를 많이 언급했지만 한국은 매우 역동적이고 독특한 시장"이라며 "리테일 참여율이 세계적으로 높고, 규제가 마련되면 확실한 모멘텀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코 책임자는 "원화는 달러에 이어 가장 많이 거래되는 법정화폐 중 하나이며 이는 일회성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라며 "한국은 미국 시장 규모에 도전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 한국을 논의할 최적의 시기이며, 한국은 확실히 최전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드리언 입 레이어3 토큰 리드는 정부 차원의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법인 계좌를 개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 채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일본, 미국에 이어 한국이 이러한 변화를 선도적으로 가져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산드라 로 CEO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GBBC에는 한국에 투자하고자 하는 기관 회원이 상당수"라며 "규제가 명확해진다면 외국인 투자 유입은 가속화될 것이고 미국-한국 간 협력과 국경 간 파트너십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체인 심포지엄은 웹3 핵심 의제인 ‘온체인 금융의 미래’를 B2B 관점에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블록체인 미디어 ‘토큰포스트‘가 주최하고 코인리더스, 테더, 크립토닷컴이 공동 주관했다.
전통 금융권과 블록체인 기업이 함께 온체인 금융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이자 스테이블코인, RWA 등 새로운 온체인 인프라가 제도권 금융에 편입되는 구체적인 경로를 제시하는 무대이다. 온체인 기술의 잠재력과 파급력을 확인하고 온체인 자산이 미래 금융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하게 될지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행사 참석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