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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테이블코인 전쟁, 달러는 진화하고 위안은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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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위에서 다시 시작된 통화 패권 경쟁…한국, 금융 주권의 방향을 정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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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통화질서의 판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번엔 군사력도, 금리도 아니다. 코드와 블록체인이 무기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을 앞세워 디지털 달러 패권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통제의 벽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달러는 진화하고, 위안은 갇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통과된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올려놓았다. 이자도 없고 수익성도 낮지만, ‘언제든 1달러로 교환 가능하다’는 신뢰 하나로 디지털 달러는 국경을 초월한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자본통제에 시달리는 파키스탄·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 등에서는 이미 디지털 달러 지갑이 은행 예금을 대체하고 있다. 송금비용은 줄고, 환율 리스크는 낮아진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금융 혁신이 아니다.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한 새로운 형태의 달러 패권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법으로 자산의 대부분을 단기 국채와 예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즉, 전 세계에서 디지털 달러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미국의 재정적자 자금조달 기반은 더 단단해진다. 달러 패권은 더 이상 외환보유고에 의존하지 않는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효과 자체가 패권의 원천이 된다.

중국은 이를 막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e-CNY)는 여전히 이용자 확산에 실패했고, 홍콩의 민간 스테이블코인 실험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통제 대상으로만 본 정책의 결과다. 달러는 기술로 진화했고, 위안은 규제로 묶였다.

이제 시선은 한국으로 향한다. 디지털 금융 인프라 세계 최상위권인 한국이지만,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정책은 여전히 공백 상태다. 그 사이 원·달러 환율은 1,418원대까지 올라섰다. 이 상황에서 디지털 달러가 글로벌 결제의 표준이 된다면, 국내 투자자와 기업들이 ‘달러 토큰’을 더 안전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곧 원화 유출 압력과 금융주권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과 홍콩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진입을 허용했고, 싱가포르는 규제 샌드박스로 실험 중이다. 한국이 여전히 ‘위험관리’ 논리만 고수한다면, 결국 다른 나라의 프로토콜 위에서 금융을 운영하는 디지털 종속국이 될 수 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왔다.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를 공공·민간 협력 체계로 구축해야 한다. 통화정책의 안정성과 기술 주권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가 아니라, 21세기 통화 주권의 경계선이다.

달러는 진화했고, 위안은 갇혔다. 그리고 원화는 지금 그 사이에서 시험대에 서 있다. 이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는 누군가의 코드를 빌려 쓰는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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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2025.10.09 14:18:49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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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2025.10.09 14:06:55

탁월한 분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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