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GS)가 자산운용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벤처캐피털 기업 인더스트리벤처스를 약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거래가 2025년 1분기 내로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더스트리벤처스는 약 70억 달러(약 10조 800억 원)의 자산을 운용 중인 중견 벤처캐피털사로, 특히 ‘세컨더리 투자’와 ‘하이브리드 초기 투자’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인더스트리벤처스는 골드만삭스의 대체투자 부문에 편입될 전망이다.

세컨더리 투자는 기존 스타트업 지분을 후속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최근처럼 IPO 등 전통적 자금회수 경로가 움츠러든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유동성 제공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이번 인수의 의의를 설명하며 “인더스트리벤처스는 특히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기회를 선도적으로 포착해온 기업”이라며 벤처 세컨더리 시장의 급성장을 기대했다.

이번 인수 계약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6억 6,500만 달러(약 9,570억 원)를 현금 및 주식으로 먼저 지불하고, 향후 성과에 따라 2030년 말까지 최대 3억 달러(약 4,320억 원)를 추가로 지급할 방침이다. 인수 총액은 최대 9억 6,500만 달러에 이른다.

월가에서는 이번 인수가 골드만삭스의 대체투자 전략 확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수년간 골드만삭스는 전통적인 투자은행 수익원 의존도를 줄이고 장기 자산운용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 인더스트리벤처스 인수는 그 일환으로 평가된다.

최근 조기 상장이 어려워진 테크 스타트업들이 세컨더리 거래를 통해 자산 유동화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골드만삭스의 이번 결정은 대체투자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세컨더리 시장이 앞으로 벤처캐피털 업계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규모의 경제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보유한 대형 금융사들의 역할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