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스타트업 시장에서 최대 규모의 자금 유치는 의외의 주인공이 차지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아닌,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생명공학 기업 칼레라 테라퓨틱스(Kailera Therapeutics)가 중심에 선 것이다. 총 6억 달러(약 8640억 원)의 시리즈B 자금을 확보하며 주간 펀딩 순위 1위에 올랐다.
매사추세츠 월섬에 본사를 둔 칼레라는 베인 캐피탈 프라이빗 에쿼티의 주도로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자금은 연내 말까지 비만 치료용 주사제의 3상 임상시험 개시에 투입될 예정이다. 급속히 성장 중인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이 기업은 선도적인 치료 옵션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항공업계에서도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자금을 끌어당겼다. 전용기 지분 소유 플랫폼인 본드(Bond)는 총 3억 5,000만 달러(약 5,040억 원)를 확보했다. 이 중 3억2,000만 달러(약 4,600억 원)는 채권과 주식 혼합 투자로, 나머지 3,000만 달러(약 430억 원)는 창립 파트너에서 유입됐다. KKR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신흥 항공 모빌리티 시장의 유망성을 입증했다.
HR과 급여 플랫폼 씬의 강자 딜(Deel) 역시 시리즈E 라운드에서 3억 달러(약 4,320억 원)를 유치했고, Vantaca도 같은 규모로 성장 자금을 확보하며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딜은 연간 반복매출(ARR)이 이미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돌파했으며, 이번 투자 라운드 이후 기업 가치는 173억 달러(약 24조 9,000억 원)에 도달했다. 벤처 캐피털 리빗 캐피털과 안드리센 호로위츠, 코튜가 주도 투자사로 참여했다.
이밖에도 심혈관 치료제를 개발 중인 카디건(Kardigan)이 2억 5,400만 달러(약 3,660억 원)을 유치했다. 피델리티와 티로프라이스, 세쿼이아 헤리티지 등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약 5억 5,400만 달러(약 7,980억 원)의 누적 조달액을 이끌어냈다.
핀테크 업그레이드(Upgrade)는 1억 6,500만 달러(약 2,380억 원)를 조달하면서 누적 모금액을 7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억 원)로 끌어올렸고, 피부질환 및 탈모 치료 분야에 집중하는 두 개의 기업인 베라더믹스(VeraDermics)와 펠라지 파마슈티컬스(Pelage Pharma)도 각각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 1억 2,000만 달러(약 1,730억 원)의 투자를 확보했다.
그 외에도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펩틸로직스(Peptilogics)는 의료기기 감염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7,800만 달러(약 1,120억 원)를 조달했고, 원격의료 플랫폼 MD 인테그레이션스(MD Integrations)는 7,700만 달러(약 1,110억 원)를 확보하며 주간 톱10 리스트에 올랐다.
이번 집계는 10월 11일부터 17일까지 미국 본사를 둔 스타트업들이 발표한 자금 조달 내용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AI와 사스를 중심으로 편중됐던 벤처캐피털 유동성이 바이오테크·핀테크·항공 분야로 확장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