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이차전지 관련 주식이 10월 17일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소식과 함께, 미중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반사 이익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국내 배터리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강세 종목으로는 에코프로가 이날 하루에만 27.04%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 주당 7만3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에코프로는 13일부터 5거래일 연속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장중에는 7만3천900원까지 오르며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이날 12.59% 오른 16만1천 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LG에너지솔루션도 3.21% 상승했고, LG화학과 포스코홀딩스는 각각 8.65%, 2.27% 상승해 전체 이차전지 섹터에 대한 투자 수요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이러한 주가 흐름은 지난 9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발표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일정 부분 완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중 간 통상 갈등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수입 규제 강화 방침을 내비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반사적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실제로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발맞춰 한국 기업의 입지가 점차 강화되는 모습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차전지주는 글로벌 전기차 확대 흐름과 공급망 변화에 따른 수혜 기대 속에서 기초 체력이 튼튼한 종목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세계 경기 회복세와 친환경 차량 확대 정책이 이어질 경우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기차 산업의 수요 확대가 마냥 직선을 그릴 수는 없기 때문에, 각국의 정책 변화와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도 동시에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