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 팟캐스트에서는 오늘 TRM Labs의 2025년 암호화폐 및 스테이블코인 사용 보고서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암호화폐 사용 방식이 '투자'에서 '생존과 유틸리티'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음을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약 4조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했다. 이는 단순 투기 목적의 거래소 매매가 아니라, 고물가·금융 소외 지역 시민들이 자국 화폐 대신 '디지털 달러'를 실생활에 채택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리테일 사용자의 폭발적 증가였다.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나이지리아 등 신흥국 국민들은 암호화폐를 도박의 도구가 아닌 송금·결제 수단,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개인 간 거래가 전년 대비 12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호화폐가 실제 효용성 기반의 금융 기술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역시 크립토 채택 국가 순위에서 8위를 기록하며 2024년보다 두 단계 상승했다. 인도, 미국 등 인구 및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지표지만, 주로 거래소 투자 중심의 '시세차익' 수요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도 함께 제기된다. 경제 위기나 외환 제약 속 필수 도구로 암호화폐를 받아들이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실용적 활용은 아직 미진한 상태다.
스테이블코인은 전체 온체인 거래의 30%를 차지하며 사실상 암호화폐 채택의 핵심 지표로 자리잡았다. 특히 달러화 페깅이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디지털 달러화'(Dollarization)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각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일반 시민들이 블록체인이라는 우회적 경로를 통해 달러 자산에 접근하고 있는 구조다. 테더(USDT)와 서클(USDC)은 전체 시가총액의 93%를 차지하며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암호화폐를 법적으로 금지한 북아프리카 국가들 역시 높은 채택 지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집트,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등은 엄격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개별 사용자의 생존 본능에 따라 P2P, OTC 시장 등에서 암호화폐의 실사용이 확산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TRM Labs는 “전면 금지가 지하경제를 조장할 뿐이며 실질적 수요는 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 범죄'라는 오래된 인식도 손상되었다.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99%는 합법적인 거래였고, 제재 회피 목적의 거래는 오히려 전년 대비 60% 감소했다. 이는 발행사들이 감시 및 협조 체계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범죄자들이 감시가 심한 스테이블코인에서 다른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토큰포스트는 이번 사안을, 암호화폐 시장이 '시세차익' 중심의 투기적 내러티브에서 벗어나, 실질효용과 생존 중심의 기술로 태세 전환하고 있는 흐름으로 해석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달러화'와 신흥국 중심의 실생활 채택 현상은 시장의 구조적 전환점을 의미할 수 있다.
한국의 순위 상승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투자 중심 채택'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디지털 금융 혁신 흐름과의 괴리를 지적할 수 있다. 향후 한국 시장이 가격 펌핑 기반의 수요를 넘어서, 수수료 절감, 금융 접근성 확대 등의 실용성을 갖춘 암호화폐 활용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