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말 비트코인(BTC) 시장이 전통적인 계절성보다는 반복적인 순환 패턴에 더 강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가 현실과 괴리를 보이면서, 변동성과 파생상품 포지셔닝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과 신뢰도가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2018년 이후 누적 60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나스닥 100, S&P 500, 금을 능가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반복적인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로 인해 하락폭도 크게 유지되는 특징을 보였다. 카이코 리서치는 올해 10월 10일 급격한 시장 매도 이후 비트코인이 회복하지 못한 반면, 미국 주식은 빠르게 반등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지속적인 순환적 행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2월 동안의 비트코인 움직임은 상당한 가변성을 보였다. 강세장이 이어졌던 해에는 12월의 상승폭이 30%를 넘었지만, 약세장이 주도했던 시기에는 15% 이상의 하락이 발생했다. 이러한 변동성은 11월 성과에 따른 모멘텀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으며, 계절 전환점보다는 당시의 지배적인 시장 추세가 연말 성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는 평가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연말로 가면서 나타난 변동성의 압축 현상이다. 실현 변동성은 12월 초 급격한 장세 이후 60% 이상으로 급등했다가 12월 말에는 51% 수준으로 다소 완화됐다. 반면 내재 변동성은 11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45%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실현과 내재 변동성 간 스프레드는 음(-)의 값을 기록하며 비정상적인 구조가 형성됐다. 카이코 측은 이러한 역전 관계가 과거 BTC 가격 급변 직전에 동일하게 발생했다는 점을 환기하며, 시장의 왜곡 또는 안일함을 시사하는 지표로 해석했다.
파생상품 시장 역시 시장 심리의 전환점을 보여주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의 평균 현물 거래량은 4억 달러 이상에서 2억~3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BTC의 미결제약정(OI)은 12월 내내 70억~90억 달러에서 확장 없이 정체된 모습을 나타냈다. 알트코인 미결제약정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는 전체 시장이 아니라 일부 자산에 대한 선택적 리스크 테이킹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옵션 시장에서는 방향성 확신보다는 헤징 필요성이 부각됐다. 12월 26일 만기를 기준으로 가장 많은 거래가 집중된 행사가인 8만 5,000달러에서는 풋옵션의 거래량이 50억 달러 명목 가치를 초과했으며, 콜-풋 비율 또한 중립적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비트코인 상승에 대한 일방적 베팅보다 리스크 관리 전략이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 같은 포지션 구조는 연말 포트폴리오 재조정, 세금 전략, 신년 변동성 대응 등의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연말 시장은 공격적인 신규 포지션보다는 기존 익스포저 조정과 불확실성에 대비한 방어 전략이 주를 이룬다는 분석이다. 카이코 리서치팀은 "거래량 둔화와 변동성 왜곡, 포지셔닝의 균형 상태는 연말 장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함을 시사하며, 전통적인 산타 랠리보다는 순환적 시장 구조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