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시장 전망을 논하기에 앞서, 2025년 가상자산 시장을 냉정하게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였다. 제도화와 법제화라는 명분은 있었으나,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자산 가치 증가는 전무했다. 금, 은, 주식 등 전통 자산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환호성을 지를 때,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뒷걸음질 쳤고 알트코인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계좌를 부여잡고 한숨만 내쉬어야 했다. 유동성이 메마른 ‘제도권’은 투자자들에게 희망 고문일 뿐이었다.
미국은 뛰는데, 우리는 걷고 있는가
하지만 2026년은 판이 완전히 바뀐다. 미국을 보라. 트럼프 행정부는 단순히 규제를 푸는 차원을 넘어, 가상자산을 국가의 부(富)를 증대시키는 전략 자산으로 다루고 있다. 2025년 ‘지니어스 법(Genius Act)’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의 신호탄이었다면, 2026년 시행될 ‘클래리티 법(Clarity Act)’은 가상자산 구조화의 족쇄를 완전히 풀어버릴 것이다.
여기에 ‘OBBB(One Big Beautiful Bill Act)’를 통한 감세 정책, 연준 의장 교체, 미국 중간선거 등 굵직한 매크로 이벤트들이 대기 중이다. 이는 단순한 호재가 아니다. 글로벌 유동성이 댐 문을 열고 가상자산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만드는 거대한 ‘리스크 온(Risk-On)’의 신호탄이다. 미국은 기관들의 채택 확대, 자산 토큰화(RWA), 디파이(DeFi) 활성화를 통해 금융의 미래를 선점하려 질주하고 있다.
공급 쇼크와 수요 폭발, 가격은 가치를 따라간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총공급량 2,100만 개 중 이미 95% 이상이 채굴되었다.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0%대에 불과하다. 이 희소한 자산을 두고 글로벌 ETF, 기업의 디지털 자산 재무(DAT), 그리고 국가 단위의 전략준비금(SBR)과 국부펀드들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2026년은 이러한 공급 쇼크와 유동성 수요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비트코인이 제값을 찾아가는 해가 될 것이다. 억눌렸던 가격 스프링이 튀어 오를 때, 준비되지 않은 자는 구경만 하게 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 이제는 '법안 통과'로 답하라
문제는 대한민국이다. 글로벌 흐름은 이토록 긴박한데, 우리 국회와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특금법과 이용자보호법 정도에 안주해선 안 된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가치안정형 디지털 자산 발행법 등 산업 진흥을 위한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법안 발의만 해놓고 세월을 보내는 사이, 국내 산업 인프라는 도태될 위기에 처했다.
이제 이재명 정부가 결단할 때다. 더 이상 "검토 중"이라는 말로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속도전에 맞서, 우리도 과감한 규제 혁파와 제도적 지원을 통해 글로벌 자본을 국내로 유인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투자 상품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디지털 경쟁력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2026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2026년은 제도적 안착과 유동성 공급이 폭발적으로 결합하는 중대한 분기점이다. 투자자들 역시 막연한 관망이나 공포에 사로잡혀 있을 때가 아니다. 다가올 상승장의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지금 당장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국민들이 이 거대한 부의 재편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제발 '뒷북 행정'이 아닌 선제적 입법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라. 2026년은 대한민국 가상자산 시장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느냐, 변방으로 밀려나느냐를 결정짓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블록엑스 대표 표상록
현) <표상록의 코인 포트폴리오> 유튜브 채널 운영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서울대학교 졸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