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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승부처는 발행 이후…타이거리서치, 송금·결제·운용서 기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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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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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리서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핵심 기회가 발행 자체보다 온램프·송금·결제·운용으로 이어지는 발행 이후 밸류체인에 있다고 분석했다., 테더와 서클이 발행 시장을 과점한 가운데 향후 승자는 기존 금융 인프라 위에서 고객 흐름과 정산·운용 레이어를 장악하는 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타이틀/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

타이틀/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진짜 기회는 ‘발행’ 자체보다 발행 이후의 흐름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테더와 서클이 주도하는 발행 시장은 이미 과점화됐지만, 온램프·송금·결제·운용으로 이어지는 스테이블코인 밸류체인 전반에서는 새로운 수익 모델과 시장 기회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금융을 대체하기보다 전통 금융 인프라 위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적 업그레이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향후 시장의 가치는 하부 정산 레이어와 운용 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번 분석은 스테이블코인 산업을 발행, 온램프, 송금, 결제, 운용의 5단계 가치사슬로 나눠 각 레이어의 산업 구조와 수익원을 추적한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시장은 발행사 실적과 규제 이슈에 주목해 왔지만, 실제 비즈니스의 무게중심은 토큰이 유통되고 소비되며 다시 운용되는 ‘흐름’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주장이다.

우선 발행 단계는 가장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영역으로 평가됐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3000억달러 수준이며, 이 가운데 달러 연동 자산이 99.99%를 차지한다. 테더와 서클은 시장의 약 83%를 점유하고 있어 유동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가 이미 굳어졌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후발 주자가 단순 발행 모델로 이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으며, 라이선스 확보, 수탁, 유통, 정산 인프라 등 분업화된 기능에서 ‘미들웨어’로 자리 잡는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봤다.

실제 서클(Circle)의 사례는 이 같은 구조를 잘 보여준다. 기관 고객이 ‘서클 민트’를 통해 달러를 예치하면 서클은 1대1 비율로 USDC를 발행하고, 예치금은 블랙록이 관리하는 머니마켓펀드와 현금성 자산에 배치돼 이자 수익을 낸다. 더 주목할 대목은 유통 구조다. 서클은 코인베이스와의 협업을 통해 준비금 이자 수익을 플랫폼별로 배분하고 있으며, 외부 유통분에 대해서는 양사가 50대50으로 나눠 갖는다. 이는 단순 발행을 넘어 유통 채널 인센티브까지 설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온램프 단계는 법정화폐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관문이지만, 경쟁 강도가 매우 높고 마진 압박이 큰 영역으로 분류됐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온램프 사업자의 실질 순수취율이 약 3% 수준에 수렴한다고 분석했다. 은행이체는 2~4%, 카드 결제는 4~7%까지 소비자 수수료 차이가 있지만, 여러 사업자가 비슷한 환전 기능을 제공하면서 차별화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페이(MoonPay)는 이런 시장의 전형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문페이는 이용자가 법정화폐로 암호화폐를 구매하면 이를 지갑으로 전송하는 비수탁형 플랫폼으로, 건별 수수료와 스프레드에서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보고서는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위해서는 단발성 환전 수수료에 의존하기보다, 대형 지갑과 애플리케이션에 기능을 내재화하는 B2B 화이트라벨 전략이나 발행·정산 인프라까지 확장하는 반복 수익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금 레이어는 스테이블코인의 비용 우위가 가장 분명하게 입증되는 분야다. 전통적인 국경 간 송금 비용이 평균 6%를 넘는 반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온체인 구간의 비용이 사실상 무료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은 전송 자체보다 양 끝단의 환전, 외환 스프레드, 그리고 규제 준수를 위한 라이선스 확보에서 발생한다. 이에 따라 미국 각 주의 자금이체업 라이선스 취득 장벽을 활용한 ‘컴플라이언스-as-인프라’ 모델이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보고서는 라이즈(Rise)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라이즈는 기업이 법정화폐 또는 USDC로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페이롤 플랫폼으로, 누적 처리액 15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단순 송금이 아니라 KYC·AML 심사, 국가별 계약서 생성, 세무 서류 발급, 고용 대행 등 ‘고용 관계 관리’를 서비스화한 데 있다. 월 구독료, 결제액 기준 수수료, 법적 책임 인수 상품, 나아가 대기 자금 운용까지 수익원을 다층화했다는 점에서, 송금 비즈니스가 고객 관계와 운용으로 확장되는 전형으로 읽힌다.

결제 단계는 시장 기대에 비해 아직 ‘경제적 실체’가 미성숙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온체인 스테이블코인의 리테일 회전율이 법정통화 M1 대비 2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어 일상 결제의 반복성과 생활 금융의 연결성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카드 결제 수익의 핵심인 인터체인지 역시 카드 네트워크, 발행은행, 결제대행사 등이 분점하는 구조여서, 최종 소비자 브랜드보다 배후의 발급·정산 인프라 사업자가 더 큰 수익 기회를 가진다는 분석이다.

레인(Rain)은 이 시장의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다. 레인은 지갑, 거래소, 네오뱅크가 자체 브랜드 카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B2B 인프라 사업자다.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 네트워크에서 일반 카드처럼 승인되지만, 후선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잔액이 실시간 차감되고 USDC로 매일 정산된다. 보고서는 이 과정이 주 7일, 연중무휴 정산을 가능하게 하며 전통 카드 대비 담보 요구량을 최대 60%까지 낮춰 자본 효율성을 크게 높인다고 설명했다. 결제의 본질적 수익은 보이는 카드 수수료보다 ‘발행사 지위’와 ‘당일 정산’에 있다는 의미다.

가장 정교한 사업 구조는 운용 단계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발행사는 준비금 이자를 보유자에게 직접 제공하기 어렵지만, 운용 레이어에서는 이 자금이 다시 사용자 수익으로 전환된다. 과거 단일 풀 구조의 온체인 대출 시장은 특정 자산 부실이 전체 시스템으로 번지는 취약점을 안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장별 위험을 격리하는 ‘모듈화’ 구조가 확산하며 리스크 큐레이터 중심의 온체인 자산운용업이 본격 등장했다.

스테이크하우스(Steakhouse Financial)는 이 변화의 핵심 사례로 제시됐다. 이들은 자체 프로토콜을 만드는 대신 모포(Morpho) 같은 기존 대출 인프라 위에서 담보 자산 선정, 담보인정비율 설계, 시장별 자금 배분을 수행한다. 곧 전통 금융의 위탁운용사처럼 행동하면서 성과보수와 관리보수를 받는 구조다. 보고서는 현재 상위 4개 리스크 큐레이터가 전체 큐레이팅 총예치자산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통 자산운용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운용 시장에는 분명한 위험도 존재한다. 디페깅 사고와 리스테이킹 부문의 연쇄 충격은 높은 수익률만으로는 기관 자금을 장기간 붙잡기 어렵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자금은 고수익 합성달러보다 미국 국채 담보 기반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기관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절대적인 고수익이 아니라 통제 가능한 ‘예측 가능성’이라고 짚었다.

전체적으로 이번 리서치는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누가 더 많이 발행하느냐’의 경쟁에서 ‘누가 고객 흐름을 장악하느냐’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Stripe의 브리지(Bridge) 인수, 마스터카드의 BVNK 협업 사례처럼 새 판을 짜기보다 기존 금융 레일 위에 스테이블코인의 효율성을 얹는 전략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즉시 정산, 24시간 가동, 저비용 송금, 프로그래머블 수익이라는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이 제도권 금융과의 결합 속에서 더 크게 발현될 수 있음을 뜻한다.

향후 유망 구간으로는 지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산, 카드 발행 및 정산 인프라, 수탁, 온체인 운용 계층이 꼽혔다.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이 자국 통화 스테이블코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보다 검증된 발행 인프라와 은행 코리도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을 대체하는 수단이라기보다 기존 금융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업그레이드 레이어’로 작동하고 있으며, 결국 시장의 승자는 발행 시장이 아니라 발행 이후의 밸류체인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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