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4일 밤 발사한 인공위성 탑재 로켓의 잔해가 필리핀 인근 해역에 떨어지면서,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불거졌다. 필리핀 정부는 자국 영해 인근에 떨어진 파편이 주민 안전을 위협했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해당 로켓은 ‘창정 12호’로, 중국 하이난성의 상업용 우주센터에서 인터넷 통신용 위성을 탑재한 채 발사됐다.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로켓은 예정 궤도에 위성들을 순조롭게 진입시켰지만, 이후 낙하한 로켓의 일부 잔해가 필리핀 서부 팔라완주 인근 해역 네 곳에 떨어졌다고 필리핀 우주국이 밝혔다.
로켓 잔해는 낙하 당시 큰 불덩어리 형태로 밤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갔으며, 이어진 폭발음과 진동으로 인근 주민들은 큰 불안을 겪었다.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 에두아르도 아노는 “푸에르토 프린세사와 주변 마을에서 시민들이 불빛과 폭발음을 목격했다”며, 인명 피해는 없지만 선박과 항공기, 어업 활동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의 로켓 낙하가 국제적인 안전 기준을 무시한 무책임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공식 성명을 통해 “팔라완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공공의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현재 필리핀은 로켓 잔해 수거 작업에 착수했으며, 항공기와 선박을 투입해 해역을 수색 중이다.
또한, 정부는 시민들이 잔해를 발견하더라도 유독성 연료 찌꺼기 등으로 인한 2차 피해 가능성을 경계해 직접 접촉을 삼가고, 즉시 당국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우주 발사체 낙하 사고는 단순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해상 및 항공 안전과 관련해 국제적인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향후에는 인공위성 발사 이후 잔해 처리에 대한 국제 공조와 감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