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국 대중음악 공연을 계기로, 한국 밴드음악이 세계 무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산울림의 김창완은 6일(현지시간)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글의 예술성과 한국 밴드 음악의 정체성이 세계 음악시장에서도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완은 이날 간담회에서 K-팝의 인기 요인을 단정 짓기보다는, 다양한 시도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음악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만큼 앞으로도 K-록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 장르가 더욱 각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그는 산울림 앨범이 최근 스페인 현지에서 재조명됐고, 일본 팬들이 그의 음악을 계기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뉴욕 링컨센터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뉴욕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한 것으로, 맨해튼 링컨센터 댐로쉬파크에서 열리는 ‘K-뮤직 나이트’ 콘서트에서 김창완밴드가 대표 무대에 오른다. 이와 함께 터치드, 먼데이필링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예 밴드들도 참가해 K-록의 다양성과 역량을 미국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밴드 터치드의 보컬 윤민은 최근 밴드음악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는 현상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계음 중심의 음악 트렌드에서 벗어나, 사람 간의 교감과 무대에서의 즉흥적 에너지 같은 감성적 요소가 현대 대중이 원하는 새로운 감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밴드음악의 고유한 가치라고도 덧붙였다.
현재 K-팝은 아이돌과 댄스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김창완을 비롯한 현장의 관계자들은 그 너머에 있는 한국 음악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확산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즉, 대중적 흐름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한국 음악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적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K-팝의 장르적 외연을 넓히며, 록과 밴드음악 같은 비(非)주류 장르도 세계 무대에서 자체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어와 한국적 정서를 담아낸 음악 콘텐츠가 문화적 다양성으로 인정받는다면, K-뮤직의 저변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