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포함한 단계적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이 핵 문제를 고수하면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미국에 새로운 종전 협상안을 제시했다. 핵 문제는 뒤로 미루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등 실행 가능한 조치부터 추진하자는 ‘단계적 타결안’이 핵심이다. 이는 협상 교착을 풀기 위한 시도로 해석되지만, 미국은 핵무기 개발 중단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사실상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백악관은 해당 제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혀 협상 가능성 자체는 열어둔 상태다.
이란은 협상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외교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 유조선이 제재를 뚫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는 향후 에너지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정치 일정 측면에서는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인 워시 지명자에 대한 인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인준이 통과될 경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새 의장이 주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시에 관세 정책 변화로 향후 10년간 재정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금융시장에서는 혼조 흐름이 나타났다. 미국 S&P500 지수는 빅테크 실적 기대에 힘입어 소폭 상승한 반면, 유럽 증시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하락했다. 달러화는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약세를 보였으며, 주요 통화는 대체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상승했으며, 독일과 영국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96달러 수준으로 상승했고, 이는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정책과 관련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는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으며, 성급한 금리 인하는 중앙은행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전망 역시 상향 조정됐다. 골드만삭스는 중동 지역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반영해 유가 전망치를 상향했으며, 최악의 경우 배럴당 12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 경제에서는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는 반면 소비 심리는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 조사에서 기업들은 물가 상승을 예상했으며, 독일 소비자신뢰지수는 하락했다. 이는 전쟁으로 인한 물가 부담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무디스는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며, 공업 부문 이익도 증가했다. 다만 산업별로 성장 격차가 확대되며 일부 업종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은 낮다고 판단하면서도, 중동 정세 영향을 고려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신들은 현재 상황을 ‘가짜 전쟁(sitzkrieg)’ 국면으로 평가하고 있다. 충돌은 제한적이지만 긴장은 지속되는 상태로, 언제든 갈등이 재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군사 자원 소모를 초래하고 대외 전략 수행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전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 선호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미국 주식 상승은 AI 산업 투자 확대와 종전 기대가 결합된 결과로 해석되며, 특히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국가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과 대만 등 일부 국가는 AI 수요 증가로 회복세를 보인 반면, 인도와 동남아 일부 국가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환율 시장에서도 에너지 의존도와 재정 상황에 따라 국가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중 간 기술 및 자본 이동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미국 기업의 인수를 제한하고, 미국 역시 반도체 수출을 규제하면서 양국 간 ‘회색지대’ 자금 이동이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주요 중앙은행들은 과거 물가 급등 경험에도 불구하고 금리 정책 결정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증시는 중동 전쟁 영향이 제한적일 경우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빅테크 기업들은 AI 투자 확대 과정에서 인력 구조 변화와 내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종합하면 현재 글로벌 경제는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 가격 상승, 통화정책 불확실성, 그리고 AI 산업 성장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국면에 놓여 있다. 시장 방향성은 중동 협상 진전 여부와 유가 흐름, 그리고 기술 투자 지속성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