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발언 수위를 높인 가운데, 예측시장 폴리마켓은 러시아의 슬로뱌스크 진입 가능성을 9월 6일 기준 21%로 반영했다. 독립 전황 평가도 러시아군의 슬로뱌스크 방향 진격을 제한적으로 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월 1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가 우세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푸틴이 러시아군의 도네츠크 지역 진격과 슬로뱌스크·크라마토르스크 방향 압박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푸틴은 러시아군이 8월 도네츠크 지역에서 270㎢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 주장을 기준으로 하면 돈바스 전선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독립 전황 평가와는 차이가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9월 2일 전황 평가에서 러시아군이 8월 우크라이나 전체 전장에서 점령하거나 진지를 굳힌 면적을 약 90.35㎢로 추산했다. 하루 평균 2.91㎢ 수준이다.
ISW는 같은 기간 러시아의 전진 속도가 2025년 8월 505.55㎢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측이 도네츠크 한 지역에서 제시한 수치와 ISW가 우크라이나 전체 전장 기준으로 추산한 수치가 서로 다른 만큼, 같은 기준의 수치처럼 비교하기는 어렵다.
전황 평가와 러시아 측 발언의 차이는 슬로뱌스크를 둘러싼 예측시장 가격에도 반영됐다. 폴리마켓의 ‘12월 31일까지 러시아가 어느 도시에 진입할 것인가’ 시장은 9월 6일 기준 슬로뱌스크 ‘예’ 가격을 21%, 거래대금을 7만5894달러(약 1억원)로 표시했다.
같은 시장에서 도브로필리아는 89%, 드루즈키우카는 51%, 크라마토르스크는 29%로 표시됐다. 참여자들이 슬로뱌스크보다 더 가까운 전선 목표에 상대적으로 높은 확률을 부여한 셈이다.
이 가격은 전장 결과의 증거가 아니다. 폴리마켓은 해당 계약의 판정 기준을 ISW 지도상 러시아 통제·진격·침투 음영 여부로 잡았고, 거래 가격은 참여자의 확률 판단을 반영할 뿐 실제 진입 여부를 확정하지 않는다.
예측시장은 특정 사건의 결과를 두고 이용자가 가격을 통해 확률을 거래하는 구조다. 정치·경제·스포츠뿐 아니라 지정학 사건도 거래 대상으로 올라오면서, 가격은 사건 전망을 둘러싼 참여자들의 판단을 압축해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다만 전쟁 관련 예측시장은 윤리성 논란도 안고 있다. 공개 SNS에서는 진행 중인 무력충돌을 거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폴리마켓을 둘러싼 논란은 전쟁 예측시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본지는 앞서 미 연방당국이 예측시장 내부자 거래 의혹과 관련해 기소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를 전한 바 있다.
모스크바의 수사도 강해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6월 16일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이 EU의 ‘군사화’에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9월 6일 독일 라이프치히 공항 드론 사건을 둘러싼 서방의 러시아 책임론에 대해서도 ‘실제 전쟁의 시작’이라고 반발했다. 외교적 발언 수위는 높아졌지만, 그것이 곧 전선의 결정적 변화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ISW는 9월 4일 평가에서 러시아군이 슬로뱌스크 방향에서 공세를 이어갔지만 진격은 없었다고 적었다. 미콜라이우카 일대 침투 정황은 언급됐으나, 돌파나 점령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이번 사안은 러시아의 군사 행동 자체보다 지정학 리스크가 크립토 기반 예측시장 안에서 어떻게 가격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9월 6일 기준 폴리마켓의 슬로뱌스크 ‘예’ 가격은 21%에 머물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