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MCHP)의 주가가 9일(현지시간) 급등했다. 반도체 경기 침체 속에서도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이날 마이크로칩의 주가는 장중 한때 10% 이상 급등하며 55달러 선을 넘어섰다. 최근 12개월 동안 약 40% 하락했던 흐름을 고려하면 투자 심리가 급변한 셈이다. 특히 가이던스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저점 통과*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기술 성장주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마이크로칩은 오는 1분기 매출을 10억 2,000만~10억 7,000만 달러(약 1조 4,700억~1조 5,400억 원)로 제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8~26센트로 예상되며, 이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제프리스 측은 “대규모 매출 감소세가 끝나가고 있으며, 향후 몇 개 분기 내 *급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서 제프리스는 마이크로칩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70달러로 설정했다. 특히 이번 분기 실적이 “오랜 하락 사이클의 바닥을 확인하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분기 마이크로칩의 매출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9억 7,050만 달러(약 1조 3,900억 원)를 기록했다. 하락폭은 컸지만 시장 예상보다 낙폭이 작았고, 이로 인해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스티브 산기 CEO는 이번 분기에 대해 “마이크로칩 입장에서 산업 침체의 저점이 확인된 시기”라고 말했다.
씨티그룹도 이에 동의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50달러에서 55달러로 올렸다. 씨티 측은 "경기가 회복될 경우 지금처럼 매출이 깊이 떨어졌던 기업이 기본적인 펀더멘털 회복폭도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더 강하게 판단했다. 목표주가를 44달러에서 56달러로 올리며 투자 의견을 ‘언더퍼폼’에서 ‘중립’으로 상향했다.
마이크로칩의 반등은 반도체 업황 전반에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한동안 부진했던 산업 전반에 ‘바닥 확인’ 신호가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기술주 중심의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