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TC가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퍼페추얼)’ 도입 논의를 공식화하면서 미국 파생상품 시장의 제도화가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과 대출을 약화시켜 통화정책 전달 경로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란 최대 거래소 노비텍스(Nobitex)에서는 미·이스라엘 공습 직후 자금 유출이 급증했다.
CFTC “한 달 안팎에 ‘진짜’ 무기한 선물 논의 정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 의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린 밀켄연구소(Milken Institute) 패널 행사에서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퍼페추얼) 계약을 미국 내에서 어떻게 다룰지 “다음 한 달 안팎(within the next month or so)”에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셀리그 의장은 CFTC가 “미국에서 ‘진짜 무기한 선물(true perpetual futures)’이 가능하도록” 작업 중이라고 언급했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이 없는 파생상품으로, 해외 거래소를 중심으로 유동성이 쏠려 있는 대표 상품이다.
그는 같은 패널에 참석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폴 앳킨스(Paul Atkins)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이전 행정부가 많은 기업과 유동성을 해외로 내몰았다”고도 말했다. 시장에서는 CFTC의 규정 정비가 본격화될 경우, 미국 내 합법적 파생상품 인프라가 확장되며 해외로 빠져나간 거래 수요 일부가 되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CFTC 위원 구성의 공백은 변수로 꼽힌다. 셀리그 의장은 현재 상원 인준을 받은 유일한 위원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비어 있는 4개 위원 자리에 대한 지명 계획을 내놨다는 징후는 이날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ECB “스테이블코인 확산, 예금 감소·기업 대출 위축 이어질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늘어날수록 은행 예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대출 여력이 줄고,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로 전달되는 과정이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가 3일(현지시간) 공개한 워킹페이퍼 ‘스테이블코인과 통화정책 전달(Stablecoins and Monetary Policy Transmission)’에서다.
ECB는 달러나 유로 등 법정화폐에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면 전통적 은행 예금이 대체되면서 자금 중개 기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 작성진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 증가는 소매 은행 예금의 ‘측정 가능한 감소’와 기업 대출 축소와 연관된다”며, 결과적으로 은행이 실물경제에 제공하는 신용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은 은행의 자금조달 구조다. 보고서는 “은행은 가계와 기업 대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예금에 크게 의존한다”며, 예금이 줄면 은행이 더 비싸고 변동성이 큰 도매(시장성) 자금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출 금리와 공급에 영향을 주고, 궁극적으로 ECB의 정책금리 조정이 신용으로 전달되는 경로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ECB는 다만 영향이 ‘비선형적’이며, 스테이블코인 채택 규모, 설계(예치 방식·이자 제공 여부 등), 규제 수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최근 3년간 시가총액이 두 배 이상 증가해 3,120억 달러(약 461조 4,480억 원)로 커졌고, 2028년에는 2조 달러(약 2,958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유럽 내에서는 유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유로 논의가 맞물리며, ‘통화 주권’과 금융안정 사이의 균형이 정책 과제로 다시 부상하는 모습이다.
이란 노비텍스, 공습 직후 출금 700% 급증…인터넷 차단이 추가 유출 막아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헤란을 공습한 직후, 이란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노비텍스(Nobitex)에서 자금 유출이 몇 분 만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은 2일(현지시간) “첫 공습 이후 몇 분 만에 노비텍스에서 빠져나간 암호화폐가 50만 달러(약 7억 4,000만 원) 이상으로 불어나며 700%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엘립틱이 공개한 차트에 따르면, 같은 날 한 시간 동안 유출액이 최대 300만 달러(약 44억 4,000만 원)에 근접한 구간도 포착됐다.
엘립틱은 이번 급증이 “이란에서의 자본 도피(capital flight)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초기 추적 결과 상당수 자금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동했으며, 이는 글로벌 은행 시스템의 감시를 일부 회피한 채 국외로 자금을 옮길 수 있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습 이후 유출 흐름은 빠르게 둔화됐다. 암호화폐 포렌식 업체 TRM 랩스(TRM Labs)는 이란 당국이 강도 높은 인터넷 차단을 시행한 영향으로 추가 유출이 제한됐다고 봤다. 실제로 이란의 인터넷 연결성은 충돌 직후 약 99%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CFTC가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 제도권 편입을 예고하며 시장 인프라 논의가 이어지는 반면, 유럽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과 통화정책에 미칠 파장을 경계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지정학적 충격 국면에서는 거래소 자금 흐름이 ‘리스크 신호’로 바로 반응하는 만큼, 규제·정책 이슈와 함께 온체인 데이터의 중요도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시장 해석
- CFTC가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퍼페추얼)’의 미국 내 제도권 편입을 한 달 내 가시화하겠다고 밝히며, 그간 해외 거래소로 쏠렸던 파생 유동성을 미국 규제 시장으로 되돌리려는 흐름이 강화됐다.
- ECB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을 대체할수록 예금 기반 대출(신용중개)이 약화돼 통화정책 전달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유럽은 성장보다 금융안정·통화주권 관점의 경계가 두드러졌다.
- 이란 노비텍스의 출금 급증은 지정학적 충격 시 ‘온체인 자금 이동’이 즉각적인 리스크 신호로 작동함을 보여줬고, 동시에 인터넷 차단 같은 국가 통제가 자본 유출을 물리적으로 제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전략 포인트
- 트레이더/거래소: CFTC의 규정 정비가 현실화되면 ‘미국 규제 하 퍼페추얼’ 상품(증거금, 청산, 시장감시 규칙)이 확대될 수 있어, 기존 해외 퍼페추얼과의 스프레드·유동성 이동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 투자자: 스테이블코인 확산은 결제·거래 편의성을 키우지만, 은행 예금 감소→대출 여력 축소→정책금리 전달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주/금리 민감 자산에 구조적 변수가 될 수 있다.
- 리스크 관리: 분쟁·제재·통제 국면에서는 특정 지역 거래소의 대량 출금, 해외 거래소로의 이동, 네트워크 접속성 변화(인터넷 차단 등)를 ‘조기경보 지표’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유효하다.
📘 용어정리
- 무기한 선물(퍼페추얼): 만기일이 없는 선물 형태의 파생상품으로,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 비중이 큰 대표 상품.
- 통화정책 전달경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변화가 예금·대출금리, 신용공급 등을 통해 실물경제로 영향을 미치는 과정.
- 자본 도피(capital flight): 정치·군사·경제 불안 시 자금이 국외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현상.
- 도매(시장성) 자금조달: 은행이 예금 대신 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으로, 일반적으로 비용·변동성이 더 클 수 있음.
💡 자주 묻는 질문 (FAQ)
Q.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퍼페추얼)’은 무엇이고, CFTC 논의가 왜 중요한가요?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이 없는 파생상품이라 포지션을 종료하지 않는 한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가 집중됐는데, CFTC가 미국 내에서 이를 제도화하면 규제된 시장(청산·감시·준법 체계)에서 거래가 가능해질 수 있어 유동성과 참여자가 미국 쪽으로 일부 이동할 수 있습니다.
Q.
ECB가 스테이블코인을 경계하는 핵심 이유는 무엇인가요?
ECB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을 대체하면 은행의 예금 기반 자금조달이 줄어들고, 그 결과 기업 대출(신용공급) 여력이 축소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조정해도 그 효과가 대출금리·대출량을 통해 경제로 전달되는 과정(통화정책 전달경로)이 약해질 위험을 키운다는 논리입니다.
Q.
이란 노비텍스에서 출금이 급증한 사건이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은 뭔가요?
분쟁 같은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하면 암호화폐는 국경 간 자금 이동 수단으로 사용되며 거래소 출금이 급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온체인 자금 흐름은 시장 불안의 리스크 신호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인터넷 차단처럼 국가 조치가 이어지면 추가 유출·거래 자체가 제한될 수 있어, 지역·인프라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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