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6월 4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민간 고용지표가 2년래 최저를 기록하며 노동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됐고,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연방준비제도(Fed)에 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S&P500 지수는 0.1% 미만의 소폭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고, 나스닥은 0.3% 오르며 저항선을 뚫었지만 다우지수는 0.2%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멈췄다.
섀도우복싱 같은 장세 속에서도 반도체 및 정보보안주 등 일부 종목은 강세를 보였다. ON세미컨덕터(ON)는 하산 엘 쿠리 CEO의 차량 및 산업 수요 회복 발언에 힘입어 6.1% 급등하며 S&P500 종목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GFS)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약 2조 3,000억 원($16억)에 달하는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힘입어 해당 주가는 2.3% 상승했다. 이 회사는 애플(AAPL), GM(GM)과 협력하며 국산 반도체 공급망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협력에 언급된 NXP세미컨덕터(NXPI)도 5.6% 상승했다.
주택건설업체 D.R.호튼(DHI)을 비롯한 주택 관련 종목들도 국채 금리 하락과 모기지 비용 감소 기대에 올라탔다. D.R.호튼은 4.4% 상승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다시 압박하면서 추가 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반면 할인유통업체 달러트리(DLTR)는 8.4% 급락하며 이날 S&P500에서 가장 크게 하락한 종목이 됐다.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지만, 향후 분기 이익률이 최대 50%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하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특히 무역관세가 마진 압박 요인으로 부각되며 향후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 역시 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투자자 기대에 못 미친 탓에 5.8% 하락했다. 일각에서 고평가 우려가 제기되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도이체방크 등 일부 기관은 인공지능 확산에 따라 사이버보안 수요가 추가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콘스텔레이션에너지(CEG)는 메타플랫폼스(META)와의 20년 장기 전력 공급 계약 발표로 장중 상승했으나, 시티그룹이 주가 상방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투자의견을 낮추자 결국 4.3% 하락 마감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계약이 향후 전력 단가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시장은 고용 둔화 우려와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정책 압박,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동시다발적으로 반응하며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주는 여전히 수요 개선 기대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지만, 소비재와 성장성 우려 종목은 관세와 밸류에이션 부담에 휘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