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업계를 둘러싼 투자 심리에 훈풍이 불고 있다. 7월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델타항공(DAL)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항공주 전반을 끌어올렸고, 여행과 관련된 종목 전반에도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날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에드 배스천(Ed Bastian)은 여름 시즌 예약이 안정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히며 투자자 신뢰를 더욱 강화했다.
델타가 실적 발표와 동시에 올해 전체 실적 가이던스를 재차 상향 조정하자 크루즈, 숙박, 여행 플랫폼 관련 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익스피디아(EXPE)와 부킹홀딩스(BKNG), 그리고 호텔·카지노 기업인 MGM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지표로 해석되면서 대표 지수 중 하나인 S&P500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같은 날 식품업계에서는 웨이케이 켈로그(KLG)가 초콜릿 제조업체 페레로에 인수된다는 소식으로 3,100만 달러(약 4,470억 원)에 달하는 대형 거래가 이뤄졌다. 이 소식에 KLG 주가는 급등했다. 뷰티 업계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에스티로더(EL)에 대한 커버리지를 재개하며 ‘매수’ 평가를 내놓자, 해당 종목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기술주 영역에서는 일부 조정 움직임이 있었다. 오토데스크(ADSK)가 경쟁사인 PTC(PTC)를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양측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이는 대형 M&A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소비재 기업인 헬렌오브트로이(HELE)는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과 순익 발표에 이어 연간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정치적 결정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산 제품에 대해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국가 간 무역 마찰이 다시 고조될 조짐을 보였다. 이에 따라 브라질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ERJ)의 미국 상장 주식은 급락했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다시 부상할 경우, 글로벌 시장의 공급망 안정성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할 수 있다.
한편 원유 선물은 하락하고, 금 가격은 상승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상승 흐름을 보였으며, 미국 달러는 유로와 엔, 파운드화 대비 강세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혼조세를 나타냈고, 비트코인은 전일 사상 최고치에서 소폭 후퇴했다.
델타항공의 실적이 미국 항공 및 여행 업계를 되살리면서 시장의 관전 포인트가 바뀌고 있다. 한편 거대 IT 기업들의 변동성과 보호무역 조치 등 정치 리스크는 여전히 시장을 긴장시키는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