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호재가 겹치면서 9월 9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나란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글로벌 반도체주의 동반 강세, 정치적 규제 완화 가능성 등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날 오후 2시 12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4.06% 오른 28만8천250원에 거래되며, 약 두 달 만에 28만 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도 1.43% 오른 7만1천100원을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들이 동시에 강세를 보인 것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의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엔비디아가 각각 3.2%, 0.77%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데다, 반도체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성장주와 기술주에 유리하게 작용하는데, 이 같은 기대가 국내 반도체 업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정책적 이슈도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중국 내 공장으로 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전해졌다. 미국이 대중국 기술 수출 통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운영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한편, SK하이닉스의 경우 추가적인 호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부문 매출이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술 경쟁력을 통한 실적 개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감을 갖게 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통화정책 변화와 대외 규제가 완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과 생산 양면에서 수혜를 볼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