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가 9월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자산 가치가 급등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함께 세계 최고 부자 순위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오라클 주가가 장중 40% 넘게 치솟은 영향이다.
81세인 엘리슨은 오라클의 공동창업자로, 다른 글로벌 창업주들과 달리 여전히 회사의 지분을 약 41%나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창업자가 자금 조달과 지분 희석 등으로 자신이 세운 회사의 소유권을 줄이는 것과 달리, 엘리슨은 수십 년간 지분을 거의 매각하지 않았다. 그의 부의 원천은 오라클 주식이며 CNN에 따르면 25년 넘게 지분 대부분을 그대로 보유 중이다.
오라클은 1977년 캘리포니아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소’란 이름으로 출발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개발 프로젝트 ‘오라클’로 주목받으며 성장했다. 1986년 상장 이후 기업과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로 발돋움했다. 특히 2000년대 후반부터 클라우드 서비스에 눈을 돌렸고, 현재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이어 미국 내 4위 클라우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엘리슨은 오라클 창업 이래 2014년까지 최고경영자(CEO)를 맡았으며, 현재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기술 전략 수립과 미래 성장 동력 개발에 깊숙이 관여하는 등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엘리슨은 정치적으로도 주목받는 인물이다. 보수 성향의 정치 후원자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왔으며, 선거 자금 모금과 캠페인 기부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2020년에는 오라클 본사를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 우세 지역인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중국 기업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 논의에서 엘리슨을 잠재 매수자로 언급한 바 있고, 엘리슨은 오픈AI의 샘 올트먼 대표, 손정의 회장 등과 함께 백악관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엘리슨의 행보는 그가 단순한 기업인에 머물지 않고, 기술산업과 정치, 그리고 초대형 투자 계획까지도 아우르는 영향력 있는 인물임을 보여준다. 오라클 주가의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에도 그의 자산 순위나 글로벌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