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 주가가 32만 원 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삼성전자 역시 52주 내 최고가를 경신하며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12일 오전 9시 19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4.72% 오른 32만1천5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일부터 9거래일 연속 이어진 상승세의 연장선이며, 장중 한때 32만5천원까지 올라 전날 자체 최고치를 다시 넘어섰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의 낙관적인 반도체 업황 전망과 함께 회사의 기술적 성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도 이날 장중 7만5천 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같은 시각 1.77% 상승한 7만4천700원에 거래됐다.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매수세가 유입된 모습이다.
이번 상승장의 배경에는 미국 기술주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0.63% 올랐는데, 이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전 세계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높은 금리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성장주의 대표 격인 반도체주에 투자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날 개장 직전 차세대 고성능 인공지능용 반도체인 HBM4(고대역폭 메모리 4)의 개발을 마치고, 세계 최초로 양산체제를 구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HBM은 고속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도록 설계된 메모리 반도체로, 최근 인공지능 서버 수요 급증과 맞물려 가장 주목 받는 기술 중 하나다. 이번 발표가 주가 급등에 직접적인 기폭제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과 함께 기술력 중심의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경쟁사들의 추격과 글로벌 수요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존재하는 만큼, 기업 실적과 산업 트렌드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