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미국의 금리 인하 결정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1년 1개월 만에 종가 기준 8만 원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 유입과 증권가의 긍정적 전망이 맞물리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94% 오른 8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8만 원대를 회복했으며, 52주 최고가도 새로 쓰였다. 이번 반등은 2021년 고점(약 9만 원대) 이후 오랜 기간 5만~7만 원 사이 박스권에 갇혀 있던 주가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선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결정적인 촉매제 역할을 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보험성 인하'로 규정하면서 경기 연착륙 기대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됐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3천49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18일까지 누적 순매수 규모는 3조2천690억 원에 달해, 지난달 1조1천640억 원 규모의 순매도와 대비되는 흐름이다.
반도체 업황의 개선 기대도 주가 반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요 확대를 실적 회복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의 판매 호조와 메모리 업황 개선을 고려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9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인공지능 산업 확장 속에서 HBM 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SSD 수요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메모리 부문 전반의 이익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향후 실적 전망 또한 긍정적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서버 및 모바일 부문을 중심으로 D램과 낸드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하반기 실적 반등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SK증권은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69% 증가한 5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금리 환경과 기술 산업 주기 전환, 인공지능 수요 확산 등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와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단기 조정을 거치더라도 장기적 우상향 흐름을 지속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