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과 반도체 시장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13개월 만에 주가 8만 원선을 회복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7만 원대로 밀려났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심리가 즉각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99% 하락한 7만9천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 초반 8만1천2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지만, 이어진 매도세에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날 삼성전자는 2.81%나 급등하면서 8만 원대를 회복한 상태였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장 중 한때 36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결국 전 거래일과 같은 35만3천 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로 인한 부담이 주가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배경에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를 단행한 사실이 있다. 지난 수개월간 긴축 기조를 유지하던 미국이 경기 둔화를 우려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글로벌 증시에 온기가 퍼졌고 반도체처럼 경기 민감 업종에 자금이 몰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바닥 탈출 조짐과 인공지능 수요 증가도 투자 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대형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날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4천 원에서 11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실적 개선과 반도체 수급 개선 기대를 반영한 조치로,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단기간에 급등한 주식에 대한 차익 실현 매도도 잇따르고 있어 변동성과 조정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한편, 이날 종합주가지수 코스피는 전장보다 16.06포인트(0.46%) 하락한 3,445.24에 마감했다. 최근까지 지수를 견인했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천79억 원과 3천357억 원 규모로 순매도에 나섰으며, 개인 투자자만 홀로 5천35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같은 흐름은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반면, 단기 투자자와 외국계 자금의 수익 실현 움직임이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연준의 다음 금리 정책과 글로벌 수요 회복 속도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이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