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삼성그룹 전체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기록은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와 글로벌 기술주의 강세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가 10월 21일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장사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총 907조 9천259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543조 3천305억 원과 비교하면 약 364조 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67% 이상 불어난 수치다. 이는 한국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그룹 시총이 900조 원을 넘어선 사례다.
이번 시총 급증의 중심에는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10월 22일 기준으로 9만 8천600원까지 상승하며, 지난해 말 5만 3천200원 대비 무려 85.3%나 올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한 종목의 시가총액도 작년 말 317조 5천920억 원에서 583조 6천760억 원으로 약 266조 원 증가했다. 이는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수요와 서버용 고사양 메모리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룹 내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이 기업의 주가 흐름이 곧 삼성그룹 전체 시가총액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기술주가 강세를 나타낸 것도 국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투자 심리에 불을 붙였다. 글로벌 경기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반도체 수요 회복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종목별 매수세도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의 시총이 조만간 1천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내년 이후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와 함께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그룹 전체의 기업 가치 평가도 한 차례 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금리 기조, 미중 기술 갈등 등 외부 변수도 잠재적 위험 요소로 남아 있어 향후 주가 상승세의 지속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한국 증시 내에서 대형 수출주 및 반도체 기업 중심의 재평가 국면이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다른 주도주군과 함께 증시의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종목으로 기능하고 있는 만큼, 이 기업의 펀더멘털과 산업 흐름에 대한 분석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